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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보다 10배 이상 쏠쏠' 2000% 수익률…"속아서 사고 알고도 샀다"[짝퉁의 공습]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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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전 세계 짝퉁 시장 규모는 2000조원.

짝퉁 판매처가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 짝퉁 소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전무한 탓에 수요가 꾸준한 점도 위조품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위조상품 거래 규모는 약 645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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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대비 수익률 2000%, 고수익 사업
소비자도 알고 산다…74%는 '짝퉁 경험자'
'속지주의' 가품 판매 처벌 어려워

편집자주전 세계 짝퉁 시장 규모는 2000조원. 가짜 상품은 더 정교해지고, 유통은 더 대담해졌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가짜 상품에 침묵하는 사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K브랜드가 똑같이 복제 당하고 있다. 현지 브로커들에게 상표를 선점당해 시장 진입이 막히고, 막대한 소송비로 좌절하고 있다. 국경이 사라진 온라인 시장에서 단속과 모니터링 강화는 한계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가품 시장의 실태를 고발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K브랜드'의 카피 상품을 막기 위한 대책을 모색했다.

"청나라에도 청심환이 많지만 가짜가 수두룩한데, 조선에서 만든 청심환은 진짜라 믿을 수 있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기록된 내용이다.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건륭제의 70세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로 청나라에 다녀온 뒤 작성한 여행기로, 당시 청나라에서 '짝퉁 우황청심환'이 광범위하게 유통됐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짝퉁 제품들이 있었고, 짝퉁 판매자를 '인화상'이라고 불렀다. (김종면 '온라인 짝퉁 전쟁' 발췌)


가품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 판매자는 원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이익을 안겨주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어서다. 짝퉁 판매처가 온라인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단속이 쉽지 않은 데다, 짝퉁 소비에 대한 처벌 수위가 전무한 탓에 수요가 꾸준한 점도 위조품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


'마약보다 10배 이상 쏠쏠' 2000% 수익률…"속아서 사고 알고도 샀다"[짝퉁의 공습]④ 명품브랜드 미우미우, 셀린느, 구찌 등 가방이 놓여져 있다. 세일도 진행하는 모습이다. 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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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원' 짝퉁 시장, 3년간 3배 폭발적 성장
'마약보다 10배 이상 쏠쏠' 2000% 수익률…"속아서 사고 알고도 샀다"[짝퉁의 공습]④

10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위조상품 거래 규모는 약 645조원(46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무역 규모의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2019년 위조품 거래 규모 610조원(4640억달러)보다 30조원이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됐고, 오프라인 위조품이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면서 위조품 시장은 3배가량 커진 20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e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직접구매(직구) 확대가 짝퉁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됐다. 소형 화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면서 공식 통관망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던 것이다.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는 위조품 건수도 매년 우상향 흐름이다. 관세청 산하기관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에 따르면 지난해 통관 단계에서 지식재산권(IP) 침해 물품 적발 건수는 10만2219건에 달한다. 전년도 적발 건수 8만5247건 대비 20%가량 늘어난 수치다. 2020년 적발 건수(3만4773건)와 비교하면 194%나 증가했다.

'마약보다 10배 이상 쏠쏠' 2000% 수익률…"속아서 사고 알고도 샀다"[짝퉁의 공습]④
글로벌 범죄조직 '자금줄' 위조품 시장

짝퉁 시장이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폭풍 성장의 배경은 고마진 수익구조에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16년 발행한 관보에 따르면 짝퉁은 원가 대비 최대 2000%의 마진을 얻을 수 있는 고수익 사업이다. 마약 밀거래 수익률 200%보다 10배 이상 쏠쏠하다. 이 때문에 짝퉁 판매는 최근 범죄 조직들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국제 경제평화연구소 '비전오브휴머니티'는 "위조품 시장은 단속이 덜 엄격하고, 추적 불가능한 현금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러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경우 솜방망이 처벌로 짝퉁 시장의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표법 제230조에 따르면 위조 상품을 유통하거나 판매, 보관하는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했다. 그러나 최근 5년간 위조품 판매로 부과된 벌금은 평균 200만~300만원 수준에 그쳤다. 처벌의 실효성이 없어 라이브방송과 오픈마켓 등 온라인 시장을 활용한 짝퉁 판매가 활개를 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해외 판매자는 처벌이 어렵다는 점도 짝퉁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내 유입된 짝퉁의 94%는 중국산인데, 이를 차단하고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중국 판매자를 제재해야 한다. 하지만 '속지주의' 원칙으로 인해 우리나라 법으로 중국 판매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 속지주의는 각국 법이 해당 영토 내에 서만 효력을 갖는 제도다. 중국 판매자로 위조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벌칙을 부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상표권 침해를 입은 국내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위조 상품의 경우 국가 간 거래가 활발하기 때문에 속지주의는 제재와 처벌의 한계로 지적된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원가가 저렴한데 명품의 이름을 붙이면 비싸게 팔 수 있어서 판매자들에게 이익이 많이 나는 구조"라며 "또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여온 제품이기 때문에 적발해도 제재가 어렵다는 점이 짝퉁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짝퉁 소비는 처벌 규정 없어…프랑스·이탈리아는 '엄벌'

'마약보다 10배 이상 쏠쏠' 2000% 수익률…"속아서 사고 알고도 샀다"[짝퉁의 공습]④

수요 역시 짝퉁 시장을 떠받치는 또 다른 축이다. 미시간 주립대학교 위조 방지 및 제품 보호 센터가 2023년 17개국 소비자 1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위조 방지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4%는 위조품 구매 경험이 있었다. 이들 중 위조제품을 알고 제품을 구매했던 경험(복수 응답 가능)은 52% 이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38%는 위조제품인 것을 모르고 구매했지만 반품을 안 하고 그냥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품 소비는 최근 떠오른 '듀프(Dupe) 소비'와 맞물려 더욱 확산되고 있다. 듀프 소비는 고가 브랜드의 디자인이나 기능을 살짝 변형한 저가 모방 제품을 구매하는 현상이다. 전 세계 10~30대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선택'을 이유로 듀프 소비에 동참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위조품 구매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 1994년부터 위조품 소지자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가짜 제품을 구매할 경우 정품 소매가격의 3배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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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의 공습 5편으로 이어집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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