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글 올리며 폭로전 예고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 강요 말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명태균씨가 13일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어뜯어야 열광하고 환호할까"라는 글을 올리며 폭로전을 예고했다.
명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콜로세움 경기장 철장에 145일 갇혀있던 굶주린 사자가 철창문이 열려 경기장 한복판에 뛰어나와 서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 5개월간 구속됐다가 최근 석방된 자신을 굶주린 사자에 빗댄 것이다. 이어 그는 "저 멀리 들리는 군중들의 함성소리, 나를 내려다보는 짜르(차르)의 모습"이라며 "내 앞에 놓인 어떤 먹잇감을 먼저 물고 뜯어야 그들이 열광하고 환호할까. 내가 처한 처지가 그런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도 나에게 거짓을 강요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며 정치인들과 교류해 온 명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둘러싼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명씨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807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명씨는 5개월간 구속됐다가 지난 9일 법원의 보석 허가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명씨에게 거주지 변경 시 허가, 법원 소환 시 출석, 증거인멸 금지 등 3가지 조건부로 보석을 허가했다. 명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지 이틀 뒤인 지난 11일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의 출장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 뒤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자 "제가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예전엔 자기가 모시던 임금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면 삿갓을 쓰고 다녔다. 하늘을 못 봤다"는 말로 대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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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을 위한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으나, 홍 전 시장과 오 시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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