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은 다쳤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고로 남게 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9시7분 기준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 사망자는 179명으로 집계됐다. 구조자는 2명으로 분류됐다. 제주항공 7C2216편에는 승객 175명, 객실 승무원 4명, 조종자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9시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외벽과 충돌해 기체 대부분이 화염에 휩싸이는 사고를 당했다.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기체 고장이 지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무안국제공항 관제탑이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줬다"고 발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류 충돌만으로는 대형참사가 벌어지기 어렵다며 사고 원인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해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사고는 1993년 아시아나 해남 추락 사고로 당시 66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의 피해 규모는 두 배 이상이다.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사고는 1983년 옛 소련의 캄차카 근해에서 대한항공 보잉747이 소련 격투기에 피격돼 탑승객 269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1997년 대한항공 B747-300이 괌에서 추락해 225명이 희생된 사고가 두 번째로 꼽힌다. 이번 제주항공 사고는 역대 국내 항공기 사고로도 3번째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남겼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했다. 최 권한대행은 "정부는 오늘부터 1월4일 24시까지 7일간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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