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다잡고 향후 대응 논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2선 후퇴'를 시사한 뒤 공직자 임면권 행사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대통령실이 상황 정비에 돌입했다. 검찰이 전날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인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은 내부 기강 다잡기에 나섰다.
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를 긴급 소집하고 향후 대응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 통상 월요일은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대수비)가 열리고, 이에 앞서 주요 참모진이 티타임을 갖지만 대수비가 전격 취소되면서 티타임이 사실상 실수비로 전환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간 월요일에는 대수비 이후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주례회동이 있었지만 모두 취소됐다"면서 "오늘 공식일정은 없으며, 이날 오전 비서실장 주재로 주요 참모진이 회의를 갖고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참모진은 "평소 회의처럼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실수비는 매주 일요일 오후 열렸지만, 전날에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 7일 대국민 담화 이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혼돈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공식 일정이 모두 취소되고, 국가원수 역할과 범위가 불명확하면서 사실상 대통령실 업무가 '올스톱'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정 실장이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대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이 정 실장 주재로 대국민 담화 이후 사흘 만에 침묵을 깨고 대응 논의에 나선 것은 제한된 윤 대통령의 역할 속에서도 내부 분위기를 다잡는 일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현직 대통령의 피의자 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에도 사태 수습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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