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가 "수면 시간 단축은 불가능" 경고
일본의 한 40대 남성이 1일 평균 30분만 자도 끄떡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런 수면 습관은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앞서 일본 도쿄 시부야에 거주하는 사업가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인 호리 다이스케씨(40)는 지난 15년간 하루 30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주장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와 인터뷰를 진행, '1일 30분' 수면법의 이점을 설파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미국 뉴욕 노스웰 스태튼 아일랜드 대학교에서 수면 의학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토머스 킬케니 박사는 최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호리씨의 이런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킬케니 박사는 "이 사람의 수면 시간이 이렇게 짧다는 것을 매우 믿기 어렵다. 이는 불가능해 보인다"라며 "우리가 왜 자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수면 부족이 정신과 신체에 극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면 부족이 계속된다면 (호리씨의) 죽음을 초래할 것"이라며 "수면 부족은 제네바 협약에서도 고문의 한 형태로 인정돼 금지되어 있으며, 인간은 적절한 수명 없이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 호리씨의 이야기는 정확성이 떨어지며, 그의 수명 연장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호리씨는 하루 평균 30분만 잠을 자지만 평소 일상생활을 즐기는 데 아무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디빌딩에도 흥미를 가진 그는 하루에 10시간씩 회사 일을 하며, 일주일에 13번은 신체 단련을 한다고 전했다.
또 수면 시간 단축이 오히려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비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수면은 근육과 같아서 규칙을 따르면 더 짧게 잘 수 있다"라며 "잠을 짧게 자고 나서야 이 행복을 찾았다. 더 많은 사람이 잠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운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일본 '요미우리TV'의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실제 호리씨를 3일간 밀착 취재하며 관찰했는데, 실제로 그는 하루 단 26분만 자고도 정상적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1일 평균 7~9시간의 수면을 권고하며, 권장 시간을 지나치게 벗어나 수면을 단축할 경우 면역력 저하, 고혈압, 우울증 등 여러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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