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예약 변경으로 1만콜 대기 쌓여
환자, 간호사들 "의료계 제자리 찾아야"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전공의 파업과는 또 다른 엄청난 공포와 고통이 뒤따르게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술, 항암, 방사선 여러 가지 다학제 치료를 해야 하는 중증질환자들을 전체적으로 다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교수들이 휴진하는 것은 엄청난 파장이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췌장암 환우 대상 설문조사 결과 정상진료가 30%, 70%는 비정상 진료를 하고 있다는 예시도 들었다. 그는 “감기라서 하루 이틀 약 덜 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고 암환자들에게 4개월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달라, 이해해 달라고 하는 것은 죽음의 문턱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췌장암 의심 소견을 듣고 계속해서 병원에 전화를 돌리며 예약을 잡았지만 진료가 지체된 환자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첫 항암을 진행하는데도 시간이 지체돼, 병원 일정에 따라 항암 시간이 변경되고, 밀리기라도 하면 늘 불안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조 수석부위원장인 김영중 간호사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휴진 결정으로) 환자분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하루 1만건 이상의 콜 대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약 변경을 하게 되면 외래 간호사나 진료과, 검사 부서에서 선행되는 감사부터 수술 스케줄까지 일정이 틀어져 모든 것을 다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김 간호사는 “병원 직원들이 의사와 마치 척지는 것으로 알고 계시면 잘못된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그 누구보다 환자 경과가 좋아지면 기뻐하는 것이 의료기관 종사자들”이라고 했다. 그는 “조속히 의정갈등이 해결돼서 환자는 더 이상 고통받지 않고 의료기관 종사자는 각자의 위치로 되돌아갔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서울대의대 산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은 휴진에 돌입했다. 오는 22일까지 외래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에 나선 교수는 전체(967명)의 54.7%(529명)다. 교수들은 정규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고 중증·희귀질환 환자 진료만 지속할 방침이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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