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정일이 좋아했던 남한 여가수…갑자기 "듣지도 부르지도 말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현지에서도 놀랄 만큼 이례적 압박"

북한에 우리나라 가수 김연자 금지령이 떨어졌다. 당국은 사법기관에 김연자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김정일이 좋아했던 남한 여가수…갑자기 "듣지도 부르지도 말라" 2001년 4월 북한 초청으로 평양 공연을 간 김연자가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과 찍은 사진. [사진출처=상연기획]
AD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소식통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노래 유행을 금지하려고 가수 이름까지 지적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이례적인 강력한 압박 조치라는 것이다.


김연자는 2001~2002년 평양에서 열린 '제19·20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연 가수다. 공연에서 '칠갑산' '정선아리랑'과 북한 노래 '휘파람' '임진강' 등을 불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북한 관객들과 함께 불렀다. 김정일 위원장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라고 알려졌다. 김정일은 김연자를 별장에 초대하기 위해 특급 열차까지 보냈다.


김연자는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김정일과 같이 집으로 들어가 커피 한잔 마시며 얘기를 나눴다"며 "처음에는 음악 이야기를 하다가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제가 혈액형을 물어봤다. 근데 주변 사람들이 눈치를 엄청나게 보더라. 알고 보니 혈액형 묻는 게 금기였다"며 비하인드를 전하기도 했다.


공연 이후 김연자의 노래는 북한 주민의 18번이 됐다. 김연자의 노래가 금지 대상이 된 데에는 사회적으로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인데다 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높기 때문일 것이라고 RFA는 전했다.


소식통은 "김연자의 노래를 금지하면서 주민들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아침이슬'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금지곡으로 재지정 됐다"며 "그 외에 남한 명소와 관련된 '울산 타령', '경복궁 타령', '북악산의 노래'도 듣기만 해도 죄가 된다"고 말했다. "선대(김정일)가 좋아했던 노래까지 모두 없애라는 압박에 할 말을 잃은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2020년 12월 남측 영상물 유포자를 사형에 처하고 시청자는 최대 징역 15년에 처하는 내용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적하는 등 외부 문물 유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남한의 문화 콘텐츠를 체제 전복 시도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내부 결속이 필요할 때마다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와 가요 등을 접하는 주민을 엄하게 다스려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다 적발된 북한 학생 7명이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는가 하면, 해당 드라마가 들어있는 USB 장치를 판매한 주민은 총살됐는 보도도 나왔다. 16살 북한 소년 2명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야외 운동장에 수갑을 찬 채 공개재판을 받는 과거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