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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사외이사분석]① 금융권·산업계 '방탄유리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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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올해도 0명…일부 지방은행·카드사도 외면
77곳 전수조사해보니…금융권 23%, 기업 27% 그
은행권 가장 소극적, 증권사도 비슷
10명중 6명 교수 출신 편중

편집자주다양성과 투명성은 기업 내 의사결정의 중요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의 이사회 참여는 핵심 지표입니다. 유럽 선진국은 할당제(gender quota system)를 의무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기업의 의사결정 단계에서 성별 다양성을 확보하면 효과적인 감독이 가능해지고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습니다. 이사회 내 여성의 비중이 높을수록 다양한 관점을 두루 검토할 수 있고 독립적인 의사결정도 가능해져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게 골자입니다. 노르웨이는 이사회 구성원의 40%를 여성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상장기업 여성 할당제를 2006년 가장 먼저 도입했습니다. 3년 만에 여성의 비중은 40%로 증가했습니다. 2011년 유럽위원회(EC)는 이사회 내 여성 비중을 2020년까지 40%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고,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법안으로 강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주요국은 물론 미국의 일부 주(州)도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기업 이사회 내 여성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여성의 이사회 참여에 대해 토론하고 제도화한 선진국에 비해 논의의 확장과 제도의 발전은 더딘 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현주소는 어떨까요.

국내 금융권과 산업계의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과 현대카드, 우리카드는 올해도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매출 상위 30대 기업 중 포스코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성을 이사회 구성원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한 금융권과 산업계 모두 교수 출신 여성 사외이사가 10명 중 6명꼴로 편중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아시아경제가 올해 3월 주주총회 기준 국내 금융회사 47곳과 매출 상위 30대 기업 등 77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금융권과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각각 23.17%, 27.97%로 집계됐다. 작년 대비 금융권은 약 2%포인트, 기업은 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금융권과 기업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상승했지만 대체로 여성의 비율을 적극적으로 늘리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은행권이 전체 사외이사 53명 중 9명(16.98%)만을 여성 사외이사로 채워 가장 소극적이었고, 증권사 역시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했다.


[女사외이사분석]① 금융권·산업계 '방탄유리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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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구성이 남녀 동수로 이뤄졌거나 여성의 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은행, 삼성화재, 하나카드, 기아, SK에너지,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9곳에 불과했다.


경력과 직업의 다양성도 단계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확인됐다. 교수 출신 편중 현상이 여전해 구성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올해 금융권과 산업계를 통틀어 교수 출신의 비중은 63%로 작년 60%보다 높아졌다.



이복실 롯데카드 ESG위원장(전 여성가족부 차관)은 "글로벌 기준은 이사회 멤버의 최소 30%가 여성으로 구성돼야 다양성을 갖췄다고 본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사내이사에는 여성이 거의 없고, 사외이사도 한 명씩 (자본시장법에) 구색을 맞춘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또 교수 쏠림 현상에 대해선 "이해충돌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전문성을 담보한 교수들이 많이 진출하게 됐다"면서 "1998년 이사회 제도 시행 이후 남성 중심으로 구성됐던 이사회 제도의 패턴이 여성들에게도 똑같이 유지되고 있는 점은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女사외이사분석]① 금융권·산업계 '방탄유리천장'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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