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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원짜리 카트, 매년 100개씩 사라진다" 카트찾아 아파트 삼만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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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말리면 되레 화내며 핀잔 들어
매일 차량과 인력 동원해 카트 수거 나서
마트 인근 아파트서 매일 수십대 카트 수거

쇼핑을 마친 뒤 카트를 지하철역이나 아파트 입구, 심지어는 집 앞까지 끌고 가는 주민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마트 직원들의 고충이 전파를 탔다. 지난 15일 'JTBC 뉴스'에서는 마트에서 쇼핑카트를 도둑질하는 일부 주민들의 모습이 포착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보도에서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를 비롯해 아파트 주차장 등에서 방치된 카트들이 여러 개 발견됐다. 이는 모두 인근 마트에서 장을 본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것들이었다.


"10만원짜리 카트, 매년 100개씩 사라진다" 카트찾아 아파트 삼만리 수리도 마찬가지다. 도난 카트를 제외하고 매장 주차장에서 빈번하게 고장이 발생한다. 주차장에 임의로 방치한 카트를 오가는 차량이 부딪치는 사례도 나온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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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쇼핑카트들은 아파트 단지 건널목, 주차장, 쓰레기 수거장 등 곳곳 흉물스럽게 방치돼 아파트 인근 외관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한 아파트 경비원은 "(매일) 저녁쯤 되면 (카트가) 한 10개, 20개 된다. 주차장 코너로 차를 돌려야 하는 구조인데 이것(카트) 때문에 매번 정리를 나가야 한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렇게 하루 버려지는 카트가 수십 개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트 직원들이 하루 5∼6회 아파트 단지까지 와서 카트를 수거해 가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마트 직원 A씨는 "쇼핑카트 한 개에 10만원씩인데, 1년에 100개씩 없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한 번은 (카트를 끌고)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길래 '여기 놔두고 가시라'고 말했더니 되레 "'월급 받으면 됐지 왜 여기까지 참견하느냐'고 하더라"라며 황당했던 고객 사연도 전했다. 심지어 카트를 훔쳐 가 고물상에 팔아넘기는 사례도 있었다고 A씨는 말해 충격을 더했다.

마트 카트, 연간 다섯 대 중 하나꼴로 폐기해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트의 연간 폐기율과 수리율은 합해서 20% 안팎이다. 연간 카트 다섯 대마다 하나꼴로 못쓰게 되는 것이다. 폐기하는 카트는 대부분 분실된 것이다. 수리는 훼손하거나 파손해 고친 것인데 개중에는 다시 쓰지 못하는 카트도 상당수다. 이런 것까지 더하면 카트 폐기율은 더 올라간다.


특히, 도심 주택가에 가까이 있는 점포일수록 카트의 폐기와 수리가 잦은 편이다. 이런 지역은 차량보다 도보로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구입한 상품이 대규모이고 무거울수록 카트 외부 반출이 잦아진다. 마트 이용 고객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아서다. 여기에 도난당한 카트는 찾지 못하면 마트로선 비용에 손해가 발생한다.


"10만원짜리 카트, 매년 100개씩 사라진다" 카트찾아 아파트 삼만리

카트 마트는 1대당 약 15만원가량이다. 따라서 마트 측에서는 인력과 차량을 동원해 수거에 나선다. 그러나 수거한 도난 카트는 어김없이 수리가 동반돼 비용이 이중으로 든다. 카트 바퀴가 아스팔트 등을 주행하면서 훼손된 탓이다. 카트 바퀴는 마트 에스컬레이터에 밀착해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망가진 채로 사용하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


수리도 마찬가지다. 도난 카트를 제외하고 매장 주차장에서 빈번하게 고장이 발생한다. 주차장에 임의로 방치한 카트를 오가는 차량이 부딪치는 사례도 나온다. 차량 수리비는 대부분 마트의 책임이다. 카트를 제때 치우려고 인력을 배치해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카트를 없애는 건 해결책이 아니다. 고객과 마트 모두에게 카트는 필수품이다. 여러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데 손바구니는 부족해서다. 대형마트가 먼저 정착한 북미나 유럽에도 카트가 없는 매장은 없다.



점포 주변에 카트 통행을 막는 장치를 두면 여러모로 부담이다. 고객을 잠재적인 '카트 절도자'로 보는 것이기에 종종 항의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통약자 통행을 방해해 또 다른 불편을 야기할 수도 있다. 업계 측에서는 되도록 고객이 카트를 성숙하게 사용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라고 호소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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