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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인기로 먹고 산다면, ‘연애’도 예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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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준열·한소희 열애
7년 사귄 혜리 ‘환승연애’ 의혹
사생활·모르쇠 더는 안 통해
대중 기대감↑ 책임감 가져야

[포커스]인기로 먹고 산다면, ‘연애’도 예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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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사귀던 중 새로운 이성에게 반한다. '이별각'을 잰다. 서서히 "우리가 안 맞아서" "너를 위해서" 등 온갖 핑계로 멀어져간다. 슬슬 분위기를 조성하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 시대 '환승연애' 시나리오다.


배우 류준열과 한소희가 '환승연애' 의혹에 휩싸였다. 시작은 하와이발 열애설. 두 사람이 미국 하와이 한 호텔 수영장 침대에서 '꽁냥꽁냥'하는 모습이 한 일본인에게 포착되면서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번졌다. 양측은 "사생활"이라며 넘어가려 했다. 한소희도 SNS에 친구들과 우정 팔찌 사진을 올리며 '우정 여행'임을 강조했다. '쿨한 척' 열애설을 완곡히 부인했지만, 대중은 좀처럼 넘어가지 않았다.


류준열과 7년 동안 사귀다 지난해 11월 결별 사실을 발표한 배우 혜리는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진 직후 SNS에 "재밌네"라고 반응했다. 하와이처럼 보이는 야자수 나무 사진도 올렸다. 장기 연애를 정리한 전 연인이 보인 의미심장한 반응에 네티즌들은 '뭔가 있다'고 직감했다.


갑자기 한소희가 발끈했다. 또다시 '쿨한척' 카드를 집어 들었다. 한소희는 SNS에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하에 여지를 주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도 재밌네요"라며 돌연 혜리의 글을 저격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생활'에서 '연애한다'로 돌연 노선을 바꿨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류준열과 한소희는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열애를 인정했다.


아니라더니 말을 바꾼 한소희는 블로그를 통해 '사과'와 '반성'을 되풀이했다. 네티즌들의 댓글에 대댓글(댓글의 댓글)을 달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류준열은 침묵했다. 이유는 본인만 알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입을 닫은 류준열은 이미지를 챙긴 것처럼 보이지만, 곱게 보는 이는 없었다. 사건의 중심에 류준열이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결별 시점은 마음을 나눠온 두 사람만 아는 사정이다.


[포커스]인기로 먹고 산다면, ‘연애’도 예의가 필요하다 배우 류준열[사진출처=연합뉴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하와이에서 함께 있는 류준열과 한소희를 포착했다. 사진에는 두 사람이 함께 식사 중인 모습이 담겼다. 한소희는 류준열을 거의 보지 않고 휴대전화에 시선을 고정했다. 류준열은 한발짝 떨어져 걸었다. 이후 류준열은 먼저 귀국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하루 뒤인 18일 한소희가 귀국한다. 양측은 악플러에 법적대응 입장을 밝혔다.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 산다. 대중에게 환상을 파는 직업이다. 잘 관리된 이미지 없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를 위해 숱한 '기회비용'을 치른다. 자기관리를 하고 여러 가지를 포기하고 참아가며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


한소희는 최근 가장 뜨거운 배우였다. 드라마 '부부의 세계'(2020)에서 불륜녀 여다경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고, 이후 '주연급' 배우로 승승장구했다. SNS상에서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아름다운 외모에 자유분방하고 묘한 분위기로 특히 1030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온라인 개인 채널 '라방'(라이브방송), 블로그에서 팬들과 소통도 활발하게 하며 '이미지 관리', '팬 관리'도 힘썼다. 최근 만난 연출자 여러 명이 가장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한소희'를 꼽을 정도로 업계 관심이 높았다.


류준열은 소위 '주연급' 배우였다. 이름 석 자면 수십, 수백억 영화·드라마 투자를 받는 'A급'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2015)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여러 영화 주인공을 맡아왔다.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쿨하고 호방한 모습을 드러내며 '청춘 배우'로 손색없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들불처럼 번진 '환승열애설'에 두 배우는 사흘째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류준열은 한재림 감독과 촬영을 마친 드라마 '머니게임'에 이어 '현혹'을 함께 하려 했다. '현혹'은 2019년 네이버에서 연재된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 또는 시리즈물로 각색 예정이었다. 한 감독은 4~5년 전부터 이 작품을 기획했으나, '머니게임'을 먼저 연출작으로 결정했다. 일찌감치 류준열이 주인공으로 '현혹' 출연을 긍정 검토 중이었고, 연인 한소희가 상대역으로 출연 예정이었다. '현혹'은 여러모로 난감한 처지가 됐다.


[포커스]인기로 먹고 산다면, ‘연애’도 예의가 필요하다 배우 한소희[사진출처=연합뉴스]

가정이 있는 '유부남·녀'라면 모를까. 젊은 남녀가 연애하고 이별을 하는 건 '사생활'로 치부하는 게 맞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감으로 먹고사는 스타(연예인)라면 연애에도 예의를 갖춰야 한다. 짊어진 작품과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엄격하다. 더는 '사생활'이라는 말로 유야무야 넘어가지 않는다. 내가 소비할 대상을 꼼꼼히 따져본다. 콘텐츠, 연예인도, 이를 만드는 연출자, 제작자도 마찬가지다.


한국 대중문화 산업은 10년 사이 무섭게 성장했다. 이제 1회당 출연료로 1~10억원을 받는 배우들이 수두룩하다. 이는 제작비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배우들이 '돈값'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에게 연기력 못지않게 이미지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스타가 비싼 몸값을 받는 건 대중이 가지는 스타에 대한 이미지를 지켜야 하는 '책임감'이 포함된 값이라는 의미다.



'눈 가리고 아웅'이 안 통하는 시대다. 전국 곳곳에 수만개의 폐쇄회로(CC)TV가 돌아가고, 차마다 블랙박스가 달려있다. 모두의 손에 카메라(휴대전화)가 들려 있는 세상. SNS에서 대중의 배신감은 활화산처럼 폭발한다. '아무도 모르겠지' '괜찮겠지' 식으로 살다간 '망신'을 면치 못한다. 인기를 먹고 사는 대중문화계 종사자들은 이를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 적어도 애꿎은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지는 말아야 하니까.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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