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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런 공연장은 처음" '국내 1호 K팝 아레나'로 들뜬 인천 영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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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아레나' 인천 영종도에 개장
짧은 거리감·압도적 사운드 "환상적 공연장"
경제효과 7조6000억원 예상

지난 2일 K팝 팬들의 시선이 인천 영종도로 쏠렸다. 음원 플랫폼 멜론의 연말 시상식 '2023 MMA'가 영종도의 '국내 1호 아레나'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 첫 행사로 열렸기 때문이다. 아레나란 음악 전문 시설을 갖춘 대형 전문 공연장을 뜻한다. 최대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 시설 중 하나로 지난 2019년 착공에 들어갔고, 4년 만에 베일을 벗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아레나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르포]"이런 공연장은 처음" '국내 1호 K팝 아레나'로 들뜬 인천 영종도 2023 MMA가 열린 인스파이어 아레나 전경[사진제공=카카오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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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역에 있던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도착까지 1시간 30분가량 걸렸다. 이날 관람객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발 무료 셔틀버스와 서울, 경기도, 부산·대구·광주·대전 등에서 출발하는 유료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도착하자 축구장 64개 크기인 46만1661㎡의 광활한 리조트 부지, 그리고 주인공인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한눈에 들어왔다. 행사 2시간 전인데도 선착순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스탠딩석' 대기열에 수백명의 관람객들이 응원 피켓과 응원봉 등을 들고 길게 늘어섰다. 1초 만에 매진된 티켓(총 1만2000장 판매)을 구한 행운의 주인공들이었다. 천장과 기둥을 뒤덮은 150m 길이의 설치물 '오로라'가 지루함을 달래 주고 있었다. 스크린에서 화면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디지털 아트였다.

외국 팬 "이런 공연장은 처음 봐"
[르포]"이런 공연장은 처음" '국내 1호 K팝 아레나'로 들뜬 인천 영종도 오스트리아에서 온 'K팝 모녀팬'인 네이사(왼쪽)와 아리아.[사진=오유교 기자]

아레나에 들어서자 처음 든 생각은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것이었다. 3층 좌석도 무대 바로 옆의 스탠딩석과 뷰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무대에서 3층 끝 좌석까지 거리가 불과 70m. 기존 공연장과 비교하면 10% 이상 가깝다. 예를 들어 고척스카이돔은 끝 좌석까지 거리가 100m가 넘는다. 총 4개 층, 직 팔각형 객석 구조로 사방으로 트인 '360도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부분 기존 공연장은 공연장 한쪽에 무대를 설치하면 뒤쪽 좌석은 버려야 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짧은 거리감 덕분에 무대 열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에스파'의 카리나는 "가까워서 떨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진스·에스파·아이브·NCT드림 등 13팀이 선보인 화려한 퍼포먼스와 풍부한 사운드로 눈과 귀가 즐거웠다. 잠깐 밖에 나가자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인스파이어의 모기업인 미국 모히건사는 미국에서 7차례 이상 '최고의 공연장'으로 선정된 '모히건 선 아레나'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자신들의 노하우를 '국내 1호 아레나'에 들여왔고, 음향 시스템 역시 유명 사운드 브랜드인 '메이어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시공은 '필리핀 아레나' 건설 경험이 있는 한화건설이 맡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왔다는 아리아(43), 네이사(18)는 "환상적이었다"며 "이런 공연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리아는 고등학생 딸 네이사의 방학 기간에 맞춰 한국에 함께 왔다. 엄마는 샤이니, 딸은 에스파를 좋아하는 'K팝 모녀팬'이다.

'7.6조 경제효과' 들썩이는 영종도
[르포]"이런 공연장은 처음" '국내 1호 K팝 아레나'로 들뜬 인천 영종도 천장과 기둥을 뒤덮은 150m 길이의 LED 설치물 '오로라'[사진=오유교 기자]

인스파이어 복합 리조트는 아레나를 포함해 사업비 1조8000억원이 투입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조400억원이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등으로 구성된 금융 컨소시엄으로부터 나왔다. '미국 기업'으로서 '국내 1호 아레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행정 지원 덕분이다. 사업 승인 주체인 문체부에 건의해 2차례에 걸쳐 총 39개월의 사업기한 연장을 끌어냈다. 연장 사유는 자금조달 등의 투자계획 변경, K팝 열기에 부응해 아레나를 짓는 시설로의 변경 등이었다. 행정 지연과 자금 조달 등의 문제로 사업이 미뤄진 CJ라이브시티, 창동 아레나 등 다른 아레나 사업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 부지에 들어선 인스파이어는 '관세 5년간 면제', '취득세와 재산세 최장 15년간 면제' 등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서의 세제 혜택도 받는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으로 고질적인 공연장 부족에 시달리던 엔터 업계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1만석 이상 규모의 공연장은 KSPO돔과 고척스카이돔, 그리고 성수동 야외공연장 정도뿐이다. 대관 문의도 쏟아지고 있다. 이달만 해도 태민과 동방신기의 콘서트, SBS 가요대전 등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다. 이번 MMA를 계기로 공연장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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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효과'에 영종도 역시 들썩이고 있다. 공연장을 찾는 국내외 K팝 팬들로 인해 호텔과 식당 등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영종도의 '터줏대감'인 또 다른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측은 "12월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며 "예약된 객실이 90%가 넘는다"고 밝혔다.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내건 인스파이어는 자체 추산 결과 복합 리조트가 생산유발효과 약 5조8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8000억원 등 총 7조6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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