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몸속에서 인간의 신장을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는 중국 연구팀의 발표 후 ‘키메라 '장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키메라(chimera)는 암염소 뜻이 있는 그리스어 키마이라(Khimaira)의 영어식 발음으로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키마이라에서 유래됐다. 신화 속에 묘사된 키마이라는 앞은 사자, 몸은 염소, 뒤는 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머리가 셋 달린 괴물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결합하는 기술이 키메라다. 세포융합기술을 이용해 감자와 토마토를 접목시켜 만든 포마토가 대표적인 키메라 식물로 꼽힌다.
유전학계에서는 동물 배아에 인간 줄기세포(어떤 장기로든 자랄 수 있는 세포)를 주입하는 연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실험을 통해 키메라 장기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적인 이식용 장기 부족 사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이같은 연구에 늘 따라붙는 생명 윤리 논란을 어떻게 피하느냐가 과제다.
실례로 2021년 후안 벨몬테 미국 솔크연구소 교수와 지 웨이지 중국 쿤밍과학기술대학 교수가 이끌고 있는 공동연구팀이 인간의 줄기세포를 원숭이 배아에 주입해 ‘키메라’를 만든 뒤 성장 과정을 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을 당시에도 "배아가 인간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윤리적·법적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난을 받은바 이다. 2002년 한국에서도 인간의 배아줄기세포를 쥐에 이식한 ‘키메라 쥐’를 탄생시켜 생명윤리 논란을 가중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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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과학원(CAS) 광저우 바이오의학보건연구원(GIBH) 량쉐 박사팀은 지난 7일 과학저널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인간과 돼지 키메라 배아를 만든 뒤 대리모 돼지에 이식하고 28일간 키워 인간화된 신장이 정상적인 구조와 세뇨관을 형성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간 혈액이나 골격근 같은 조직을 돼지 몸속에서 만든 적이 있지만 다른 종의 몸속에서 인간화 고형 장기를 성장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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