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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대응 전략]②영끌족, 반년 지나야 금리하락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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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주 사이 금리 하락, 신규 대출자에만 해당
주담대 변동금리, 코픽스 반영하고 6개월만에 변경

[금리대응 전략]②영끌족, 반년 지나야 금리하락 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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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출금리가 내렸다는 기사를 많이 봤는데…. 세상에, 제 금리는 왜 더 높아졌죠?"


2년 전 서울 성동구에 있는 아파트를 사면서 4억8000만원을 빌린 김주원씨(42). 그는 25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안내 문자를 받고 가슴이 철렁했다. 작년 7월 적용받았던 4.23% 주담대 금리가 반년 만에 6.14%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한 달에 내야 할 이자만 50만원 넘게 늘어났다. 김씨는 "도대체 누구 대출금리가 내렸다는 말이냐"며 "오른 이자 감당하려면 이 한파에 보일러도 못 틀고 가스비를 아끼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존 영끌족에겐 '먼 나라 이야기'

이달부터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 조치에 나섰지만 김씨 같은 기존 영끌족에겐 먼 나라 이야기다. 지난 1~2주 사이 내린 금리는 신규 대출자에게만 해당된다. 작년 12월만 해도 주담대 금리가 7%였는데, 올해 1월엔 6%까지 내려 한 달 늦게 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단 의미다. 은행권은 "지금 같은 추세로 금리가 꾸준히 내려가는 걸 가정했을 때, 올해 하반기는 돼야 기존 대출자들도 금리 인하가 피부에 와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주담대 변동금리 구조에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반영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바뀐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의 자금조달 수단인 예·적금과 은행채 금리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대응 전략]②영끌족, 반년 지나야 금리하락 체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작년 11월 중순까지 예금금리가 폭등하면서 12월 발표된 코픽스(4.34%)도 덩달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6월(1.98%)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2.36%포인트 올랐다. 이 상승폭이 그대로 금융소비자의 금리에 적용된다. 앞서 김씨의 대출금리가 약 2%포인트 뛴 것도 코픽스 인상분이 반영돼서다.


A은행 관계자는 "코픽스가 계속 하락한다는 조건 하에 작년 12월에 새 변동금리를 책정받은 사람은 올해 6월이 돼야 본인의 금리가 내려가는 걸 볼 수 있다"며 "작년 9월 이후 코픽스가 본격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올해 1분기 내 변동금리 주기를 맞는 기존 대출자들은 오히려 금리가 이전보다 올랐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대출자, 고정 or 변동 무엇이 유리할까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의 경우 고정금리, 변동금리 중 어떤 방식이 유리할까. 지난해 11월 말부터 은행채 금리 하락세가 뚜렷해지며 주담대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저렴해져 주목받았다. "열이면 열 전부 고정금리"라는 게 연말 은행 지점 창구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금리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변동금리에 다시 눈길이 쏠리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당분간 대출금리도 하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젠 변동금리가 유리한 국면이 됐다"면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의 대환할 때 중도 상환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서 다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 재빨리 고정금리로 대환하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금리대응 전략]②영끌족, 반년 지나야 금리하락 체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시중금리보다 더 낮은 대출상품으로는 오는 30일 출시하는 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이 있다. 금리 변동 위험을 줄여 주기 위해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을 통합,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상품이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의 경우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 소득제한이 없는 일반형의 경우 연 4.25~4.55%가 적용된다. 주택가격 6억원 및 소득 1억원 이하인 우대형의 경우 0.1%포인트 낮은 연 4.15~4.45%로 이용할 수 있다.


한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라는 제한선이 있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에는 이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가 적용된다. DSR은 대출 한도를 계산할 때 주택담보대출 외에 신용대출 등의 원금 넣어 계산한다. 반면 DTI에는 신용대출 원금은 한도를 계산할 때 포함하지 않는다.



C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신용대출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을 선택했을 때 한도가 커진다는 의미"라며 "예를 들어 연봉 70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신용대출 5000만원(금리 6%)을 가진 상태에서 9억원짜리 아파트(금리 4%·만기 30년)를 구입하는 것을 가정하면 특례보금자리론은 5억원까지 대출 받을 수 있지만, 시중은행에선 2억6000만원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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