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수송에도 기름 동나는 주유소 확산…이번주 최대 고비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로 유류제품의 운송이 막히면서 전국에서 품절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4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로 시중 주유소의 재고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국 각지에서 일부 제품 품절이 발생하는 주유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번 주를 고비로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재고가 떨어졌다고 통보를 해오는 주유소를 대상으로 긴급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탱크로리(유조차)나 운송거부를 하지 않는 차량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배송되는 양은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4일 오후 기준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서 기름이 바닥난 주유소는 휘발유 73곳, 경유 10곳, 휘발유·경유 5곳 등 총 88곳이다. 전날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서울에만 34개 주유소에서 품절이 났으며, 일부 주유소들은 제품 공급을 받지 못하자 불가피하게 휴업을 택한 곳도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가 더 늘어나게 되면 즉각적인 대응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주유소 규모가 작아 저장 탱크 크기가 작은 곳들부터 재고 소진이 빨리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용 가능한 모든 차량을 동원해서 운송하는 방법 말고는 당장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주유소가 평소 1, 2주 가량의 판매분을 재고로 확보하고 있는 만큼 품절사태가 이번 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번 주말께 전국적인 판매 중단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유소 재고가 줄어든다는 얘기에 소비자들이 '패닉 바잉(공항 구매)'에 나서면서 재고 소진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정유·철강 등 운송 차질이 발생한 업종에 대해서도 조만간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장 재고소진을 막기는 역부족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운송거부에 나선 지 2주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께는 대부분 주유소의 재고가 바닥날 수 있다"며 "제품 출하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강력한 공권력으로 대응하는 식으로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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