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블록체인 만들겠다" 테라 부활 꿈꾸는 권도형

전문가들은 "실험 중단해야"

테라롬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 /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USD(UST)와 루나를 발행하는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실패한 스페이블코인인 테라 프로젝트를 새로운 네트워크로 개편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며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등의 실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권 CEO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와 테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테라USD 코인을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의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새로운 토큰을 핵심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테라 블록체인에서 거래주문을 냈던 컴퓨터 소유자들, 테라USD 보유자 등 테라 지지자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는 권 CEO가 내놓은 두번째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이다. 앞서 권 CEO는 지난 13일 10억개의 신규 토큰을 테라USD와 자매 가상화폐인 루나 보유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소유권을 재구성해 시스템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회원들에게 동의 여부를 물었다. 그는 "지금 지켜야할 것은 테라 블록체인 공간을 가치있게 만드는 커뮤니티와 개발자들"이라면서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시 일어설 방법을 찾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권 CEO의 이러한 의지에도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상황이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초기 테라의 투자자였던 바이낸스의 자오 창펑 CEO는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자는 권 CEO의 제안인 '포크(fork·블록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새 버전이 생기는 것)'에 대해 "아무런 가치를 창조하지 않는다"는 트윗을 남겼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가상화폐 업계가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코인 등 지속가능하지 않은 헛소리와 그런 실험을 중단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 투자 교육 및 자문가로 활동 중인 앤서니 서사노가 트위터에 이러한 내용의 글을 올리자 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 제안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답했다. 부테린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명칭 자체가 과장된 선전용어라고 비판하고 테라UST와 루나 폭락 사태로 손실을 본 투자자 중 소액 투자자들을 먼저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