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어른이 저런 짓을 하겠어요?” 무차별 투척에 공포 휩싸인 공동주택

수정 2021.10.20 14:00입력 2021.10.20 11:11

아령에 오물까지
내던지는 양심들
공포의 공동주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진모씨(36)는 최근 단지 내를 걷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공중에서 곱게 접힌 과자 봉지가 진씨 발 앞으로 떨어진 것. 깜짝 놀란 진씨는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지만, 베란다 창문이 열린 곳이 여러 집인 탓에 어디서 날아온 쓰레기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텅 빈 음료수 캔이 공중에서 떨어졌다는 이웃 주민들의 얘기가 떠오른 진씨는 관리사무소에 해당 내용을 문의했지만, 확인해보겠다는 답변 외에는 들을 수가 없었다.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낮 시간대 몇몇 세대의 베란다 난간이 오물로 뒤범벅이 돼 소동이 빚어졌다. 물로도 닦이지 않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은 오물로 여러 세대가 피해를 봐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입주민 김모씨(44)는 "창 밖으로 쓰레기나 이물질을 대수롭지 않게 버리는 행위는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며 "뭔가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까지 사는 공동주택에서 창 밖으로 이물질을 투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생활 쓰레기부터 무거운 물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해 인명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어 단순한 민원을 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창 밖 이물질 투척과 그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용인시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배모씨(32)도 잊을만 하면 윗층 어디선가 떨어지는 음식물 찌꺼기에 고통을 겪고 있다. 먹다 남은 컵라면부터 김칫국물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 같은 이물질 투척은 범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탓에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관리사무소도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 방송 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는 엄연한 범죄 행위로, 범인이 특정될 경우 특수상해 또는 특수상해미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특수상해의 경우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실제로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8㎏ 아령 등을 아래로 떨어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인근 상점 테라스 일부분이 손상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아 가까스로 철창 신세는 면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최근 중국에서는 고공 낙하하는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기도 했다. 2016년 아파트 고층에서 쇠공이 떨어져 한 살배기 여아가 목숨을 잃었지만, 쇠공을 던진 사람을 찾지 못해 집에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세대를 제외한 전 세대가 보상한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높은 곳에서 물건을 투척하는 행위는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엄연한 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한다.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입주민들이 지나다니고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경우가 많아 인명 사고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범죄라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댓글 SNS공유 스크랩

오늘의 토픽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