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A씨 법률대리인 본지 인터뷰
객관적 증거 나와도 조작 의심
자칭 전문가들 허위사실 유포
손씨와 친한 사이 범행동기 없어
부모들도 고인 위해 조사 의지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살인이든 과실치사든 고인의 죽음에 A씨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지어놓았다."
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친구 A씨의 변호인들은 26일 A씨를 향해 온라인에서 퍼지고 있는 억측이 'A씨가 범죄와 관련돼 있다'는 특정 결론을 바탕으로 제작·유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의 양정근·박상진 변호사는 전날 오후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변호사는 "이에 맞지 않는 객관적 증거가 나오면 더 이상 설명이 되지 않고 그 결론을 수정해야 하지만 '증거가 조작됐네'라고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도 "허위 정보를 만드는 사람들 대부분은 밑바탕에 '서초경찰서가 수사를 은폐하려고 한다' '엄청난 권력자가 비호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절대 아니다"라며 "A씨 가족은 평범한 집안"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등에서 채널을 운영하거나 활동하는 전문가에 의해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이로 인한 피해도 호소했다. 양 변호사는 "크게 문제의식을 갖는 것은 자칭 전문가들인데 사람들은 이들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는데 말도 안되는 허위 사실을 뻔뻔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면서 "어떤 변호사가 '참고인 조사에 변호사가 동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하는데 참고인이나 고소인 조사에도 변호사가 입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무엇보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를 동기가 없다고 말한다. 양 변호사는 "(A씨와 손씨가) 굉장히 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네가 부르면 난 언제든 콜이지'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있어 (범행) 동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들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 대해 A씨는 내용에 대해 물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으며 대화도 잘 못하는 상황이다. A씨 아버지는 지인에게 간단하게 전해 듣는 것 같았고 어머니는 종종 접한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아버지는 가족이 다 무너지면 안 되니 버텨보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식사도 잘 못하고 눈에 띄도록 야위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들은 A씨가 손씨 실종 전날인 지난달 24일 손씨를 만난 시점부터 블랙아웃(과음으로 인한 기억상실)이라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처음에 소주 2병과 청하 2병을 구매해 마시기 시작했다는데 이때부터 기억이 없다"라면서 "그래서 소주 2병과 청하 2병만 마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 수사 기관 통해 영수증과 편의점 CCTV를 확인해보고 술을 더 마신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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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앞으로 경찰 조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양 변호사는 "(A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고인의 비극에 대한 슬픔이 굉장히 크다"라면서 "고인을 위해서 경찰 조사가 길어져도 꼭 받겠다는 의지도 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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