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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신 속도경쟁" … 새벽배송 물류센터 3년간 2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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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포장·출하·배송까지 '풀필먼트'로 시간 단축
"가격은 무의미" … "포장·교환 등 서비스 경쟁될 것"

"가격 대신 속도경쟁" … 새벽배송 물류센터 3년간 2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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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엄마, 내일부터는 급식 먹으니까 수저통 꼭 싸주세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거주하는 워킹맘 이모씨는 지난 2일 초등학생 딸 아이의 등교를 준비하다 아차 싶었다. 부랴부랴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어 쿠팡에서 9200원짜리 어린이 수저세트를 주문했다. ‘오늘 도착 보장’이라는 문구가 이씨를 안심시킨다.


이씨가 주문을 마치자마자 수저통은 짧은 여행을 시작한다. 오전 8시에 주문한 상품은 오전 11시54분 쿠팡 일산캠프에 들어와 낮 12시22분 배송이 시작됐다. 자유로를 달려 오후 6시32분 마포구 아현동 이씨의 아파트 현관 앞에 도착했다. 종종걸음으로 퇴근 중인 이씨보다 먼저 도착했다.


새벽배송 톱3 물류센터 2배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톱3 업체인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의 물류센터가 3년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의 경우 2018년 122만㎡ 규모에서 현재 232만㎡로 늘었다. 전국 대도시 대부분에 물류센터를 구축해 놓은 쿠팡은 우리나라 국민 70%에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


같은 기간 마켓컬리는 6만㎡에서 15만㎡로 늘었다. 지난 2일 8만2644㎡ 규모의 경기 김포물류센터를 오픈했다. 마켓컬리의 일평균 주문 처리량은 9만건 정도였는데 지금은 약 18만건을 새벽배송할 수 있게 됐다.


SSG닷컴 역시 물류센터 면적이 6만㎡에서 11만㎡로 모두 2배 가까이 늘었다. SSG닷컴의 경우 이마트의 PP센터(픽업&패킹)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 확충을 위해 신규 부지를 물색 중이다.


유통업계가 물류센터 확충에 연이어 나서는 배경은 e커머스시장이 제품 수가 아닌 배송시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유통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로켓배송’ ‘새벽배송’ 같은 익일배송 서비스는 물론 3시간에 도착하는 ‘바로배송’ ‘바로픽업’ 등 당일배송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가격 대신 속도경쟁" … 새벽배송 물류센터 3년간 2배 확대


e커머스 4배↑ 새벽배송 200배↑

국내 온라인쇼핑시장은 2015년 34조원에서 지난해 161조원으로 4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 중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새벽배송시장은 같은 기간 100억원에서 약 2조원까지 불어나 무려 200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소 3일에서 1주일까지 기다리던 배송시간이 당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빠른배송의 핵심은 판매자의 상품을 보관·포장·출하·배송까지 일괄 대행해주는 ‘풀필먼트’다. 기존에는 판매자가 주문을 받아 상품을 포장해 두면, 택배기사가 이를 가져가 터미널로 이동시키고, 분류 작업을 거쳐 다시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이었다.


풀필먼트는 아예 허브터미널에 재고를 마련해 기존 택배 시스템에서 판매자가 택배 송장을 접수하면 택배기사가 와서 배달할 택배를 찾아가는 단계를 없애고 그만큼 시간을 단축했다. 상품이 도착하는 데까지 반나절이면 가능한 이유다.


급증한 ‘빠른배송’ 수요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됐다. 새벽배송 경쟁은 경쟁은 이제 ‘3시간 바로배송’ ‘즉시배송’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이 치열해 취급하는 상품과 가격이 대동소이하다 보니 배송 시간은 소비자들이 e커머스 업체를 선택하는 주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 박모(35)씨는 "이미 오랜 시간 가격경쟁을 해오다 보니 2만~3만원짜리 상품도 업체마다 몇백원 차이밖에 나지 않다보니 가격경쟁은 무의미할 지경"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을 만한 업체에서, 안전하게, 원하는 시간에 빨리 받아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물류센터는 유통업계의 최대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예정된 물류센터 투자 계획들을 종합하면 대한민국 전역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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