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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자매' 김선영 "남성주체 영화多, 균형 맞춰지는 날 오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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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자매' 김선영 "남성주체 영화多, 균형 맞춰지는 날 오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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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배우 김선영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2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세자매'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문소리·김선영·장윤주가 자매로 호흡을 맞췄다.


김선영은 극 중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으로 분해 섬세하고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시네마 프로젝트’ 2020’와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 초청작으로 선정됐으며, 영화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로 영화제의 주목받은 이승원 감독이 연출했다.


이날 김선영은 “올해 선보이는 첫 한국영화라서 기쁘고 영광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속 기도하는 마음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완성된 영화를 보니 시나리오 보다 더 좋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라우마를 지닌 희숙의 감정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선영은 “처음에는 배역을 멀리했다. ‘이거 어떻게 하지, 어떻게 연기하지’ 하며 1년 동안 멀리했다. 그 과정에서도 희숙이 계속 제 안에 있었기에 촬영은 수월했다”고 말했다.


김선영은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은 모두 공통된 게 아닐까.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잘보여야 하는데 말이다. 나 역시 그런 면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 커서 희숙에 연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숙을 보고 공감할 관객이 분명 있을 거라고 봤다. 어떻게 그들의 손을 잡고, 위로해줄지 고민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세자매' 김선영 "남성주체 영화多, 균형 맞춰지는 날 오길"(종합)


‘세자매’에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소재가 등장하지만 스토리의 중심에 있다는 해석은 경계했다. 김선영은 “아동학대, 가정폭력에 중심을 둔 영화는 아니다”라며 “폭력은 다양한 형태로 가해질 수 있다. 눈빛으로 가하는 폭력, 언어폭력도 존재한다”고 선을 그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엔딩을 꼽았다. 김선영은 “전체적인 장면이 다 좋지만, 마지막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든다. 사진을 찍고 가수 이소라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데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이승원 감독은 김선영의 남편이자 연출가다. 다수 연극을 연출한 데 이어 2004년 영화 '모순'으로 충무로에 데뷔, 거침없고 파격적인 연출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펼쳐 주목받았다. 2015년 '소통과 거짓말'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해피뻐스데이'로 홍콩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다.


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은 다수 연극에 배우, 연출로 호흡을 맞춰왔다. 함께 극단 나베를 운영 중이다. 그는 “남편이 대본을 쓰고 연출하는 연극 여러 편에 지난 10년 간 배우로 참여했다. 영화 역시 편하게 잘 작업했다”며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으로, 작가로 이승원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승원 감독의 연극 작품을 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그가 가진 블랙코미디 정서가 뛰어나다. 기절할 만큼 좋다. 재미있고 잘 만든다”며 굳은 신뢰를 드러냈다.


이승원 감독은 영화 ‘팡파레’(2020)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선영은 “남편한테 ‘연기하지 마라’고 정확히 말했다. 최근에도 어디 가서 몰래 연기하고 왔더라. 제가 반대하니까 비밀로 하고 촬영하고 온 거다. 분장팀 스태프를 통해 전해 들었다”며 “연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진지하게 강조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김선영은 “딸 이야기도 기사에 써달라”며 “딸이 인터뷰하러 간다고 하니까 ‘내 이야기 많이 해달라’고 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터뷰]'세자매' 김선영 "남성주체 영화多, 균형 맞춰지는 날 오길"(종합)


앞서 문소리가 김선영과 이승원 감독이 현장에서 격렬한 토론을 많이 했다고 밝힌 바. 이에 관해 김선영은 “사소한 이야기들을 나눴을 뿐이었는데 문소리가 격렬하다고 느낀 거 같다”며 웃었다. 그는 “소리언니는 장준환 감독님과 ‘이렇게 하셨어요?’, ‘네 이렇게 할게요’라고 대화하는 스타일이다. 저희 부부와 다르다”고 덧붙였다.


최근 코로나19로 극장이 빛을 잃은 상황에서도 ‘내가 죽던 날’,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 여성 다수가 주체가 된 영화들이 들불처럼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세자매’를 선보이는 책임감을 묻자 김선영은 “정말 좋은 지점”이라며 “배우는 누군가를 공감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임감을 느낀다. 공감은 정말 무서운 힘을 지닌다. 의무감을 가진다면 더 잘 들여다보고 깊이 고민할 수 있다. 마음을 열고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며 무게 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김선영은 “인간이 주체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왜 남성이 주체일 때는 의문을 품지 않는데 여성이 주체가 된 영화만 짚게 됐을까. 그건 바로 세상이 남성 중심이기 때문이 아닐까. 남성 주체 작품이 많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여성과 남성이 분리되지 않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작품 간의 균형이 맞춰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냐고 묻자 김선영은 “저랑 소주를 한잔하셔야 한다”며 한숨을 짙게 내뱉었다. 그는 “배우는 주어지는 배역을 연기한다. 배역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시켜주시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어떨 때는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고 고민이 많다”며 “더 삼빡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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