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은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스파링'을 가장한 학교폭력으로 자신의 아들을 의식 불명 상태로 만든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이미 과거에도 학교폭력을 저지른 적이 있으나 큰 처벌 없이 무마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학교폭력으로 우리 아들의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인 15일 오전 7시30분 기준 7만6천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사전동의 기준 인원인 100명을 넘겨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분류됐다.
청원인은 "저희 아들은 학교폭력으로 지금 의식이 없이 중환자실에 누워있다"며 "저희 아이는 OO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아들이 집에 없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목소리가 매우 어둡고 숨이 차오르는 듯 '친구가 할 얘기가 있다고 불렀다. 금방 들어가겠다'라고 말했다"면서 "이후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딸아이에게 문자로 '니네오빠 나하고 스파링하다 맞아서 기절했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전화를 걸어 아들이 있는 곳을 확인했고 가해 학생들에게 상황을 물어보니 자는 것 같다고 답했다. 말도 안 된다"면서 "운동을 하는 아이도 아니고 복싱도 할 줄 모르는 아이, 겁 많고 몸이 약한 아이다. 이런 우리 아들이 스파링을 할 수 있었을까요"라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아파트 내 휴관 중인 커뮤니티 체육시설 안에서 폭력이 이뤄졌으며, 아들을 처음 봤을 때 힘없이 축 늘어져 숨을 고르게 쉬지 못했고 빛에도 동공 반응이 없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후 아들의 상태를 소견서로 확인하니 동공 확장 및 동공 반사저하 상태였으며, 다섯 시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려 수술을 했고 예후가 좋지 않아 2~3일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지금까지 저희 아들은 의식 없이 외상성 경막하출혈, 간대성발작, 치아 앞니 4개 골절이란 진단명을 받고 중환자실에 15일째 누워있다"며 "경찰조사와 검찰 조사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은 가해 학생들이 폭력을 가장한 스파링이라는 것을 했다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절했다고 인지한 가해 학생들은 119를 부르지도 않고 기절해 있는 아들을 두고 장난치고 놀고 한참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자 물을 뿌리고 이리저리 차가운 바닥에 끌고 다녔다고 한다"며 "골든타임도 놓치고 아들은 뇌 손상이 크게 왔다. OO도는 큰 병원이 없어 다리를 건너 나가야 해서 시간이 더 걸리는데 119를 부를 생각도 안 하고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지금 뜨는 뉴스
끝으로 "가해 학생 모두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고 우리 아들 이전에 다른 피해자가 있었으나 변호사를 통해 큰 처벌 없이 무마된 걸로 들었다"면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로만 끝이 나니 이런 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또 금방 풀려날 거라 생각할테고 우리 아들 같은 피해자들은 계속 늘어갈 것. 제발 저희 아이 같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