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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아파트 가진 1억 연봉 직장인… 5년 뒤, 연봉 절반은 보유세 낸다

최종수정 2020.10.28 12:31기사입력 2020.10.28 12:31

<공시가격 현실화율 급등 폭탄… 시뮬레이션 해보니>

정부, 15억 이상 주택 현실화율 2025년까지 90%로
래미안대치팰리스 84㎡ 올해 907만→5년 뒤 4632만으로 5.1배 뛰어

중계무지개 59㎡도 60%↑… 조세 저항 만만찮을 듯

강남아파트 가진 1억 연봉 직장인… 5년 뒤, 연봉 절반은 보유세 낸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문제원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전용면적)에 사는 40대 A씨는 집값이 매년 5%씩만 올라도 5년 후인 2025년 보유세로 4632만원을 내야 한다. 올해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합친 보유세가 907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1배나 뛰는 셈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통해 당장 내년부터 시세 15억원이 넘는 고가주택을 대상으로 5년간 매년 3%포인트씩 현실화율을 끌어 올려 2025년에는 시세의 90%까지 맞추는 방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크게 높이기로 하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월급쟁이는 강남에 살지 말라는 거냐"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연봉이 웬만한 대기업 부장 수준인 1억원에 달하더라도 집 한 채 만으로 매년 내야 할 보유세가 연봉의 절반에 육박하는 탓이다.

5년후엔 시세의 90%…15억 이상 고가주택이 타깃
강남아파트 가진 1억 연봉 직장인… 5년 뒤, 연봉 절반은 보유세 낸다 서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아파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르면 이 아파트 84㎡(전용면적)의 보유세 부담은 2025년까지 5.1배 뛸 전망이다. (사진=이춘희 기자)

28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부동산 보유세, 건강보험료 등 60개 분야에서 기준 지표로 활용되는 공시가격을 90%까지 인상하는 계획을 마련 중이다.


전날 오후 국토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관련 공청회에서 국토연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를 80%(1안), 90%(2안), 100%(3안)으로 나눠 제시했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사실상 90% 안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토연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맞추는 내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되면 시세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권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격대 아파트의 경우 정부가 매년 공시가격을 3%포인트씩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현재 75.3% 수준인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5년만에 90%까지 올라갈 전망이다다. 공청회 자료에서 국토연은 9억원 이상~15억원 미만 아파트는 2027년까지, 9억원 미만 아파트는 2030년까지 현실화율 90%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아시아경제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보유세 증가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 1채를 보유한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907만원에서 2025년 4632만원으로 5.1배 오른다. 소유자가 만 59세 미만이며 주택가격은 연 5% 오른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이다. 웬만한 고액 연봉자가 아니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강남권 일대 고가 아파트는 대부분 5년 간 보유세가 평균 3배 가량 뛰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84㎡의 보유세 역시 같은 기간 1158만원에서 4503만원으로 28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으며,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20㎡는 918만원에서 3195만원으로 3.5배나 뛴다.


서민도 부담 껑충… 조세저항 커질듯
강남아파트 가진 1억 연봉 직장인… 5년 뒤, 연봉 절반은 보유세 낸다

정부 계획대로 공시가격이 인상될 경우 다주택자 뿐 아니라 중저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21일 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한 노원구 중계동 '중계무지개' 59㎡는 보유세가 5년 새 60% 오른다. 특히 정부가 9억원 미만 주택은 2023년까지 3년간 연 1%포인트 미만으로 변동폭을 억제하고 이후부터 3%포인트씩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2024년 이후에는 중저가 주택의 세 부담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정이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에 한해 재산세 세율을 낮추는 보완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정은 현재 과세표준별 0.1∼0.4%인 재산세 세율을 0.05%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세 감면 대상은 공시가격 9억원 이하가 유력하지만 여당은 6억원 선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최종안이 발표되는 시점을 전후해 이 같은 세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치솟는 보유세 부담에 따른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7·10 부동산 대책으로 종부세 세율을 최대 6%까지 올린 만큼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클 전망이다. 특히 마땅한 소득 없이 집 한채만 소유한 은퇴자·고령자들은 많게는 수천만원 정도 오른 보유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


업계에선 내년 6월 종부세 부과기준일 전 이처럼 세부담을 이기지 못한 주택보유자를 중심으로 매물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세 산정 어려운 단독주택·토지… 형평성 확보 '숙제'
강남아파트 가진 1억 연봉 직장인… 5년 뒤, 연봉 절반은 보유세 낸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국토교통부 주최로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운로 한국감정원 수도권본부에서 열렸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왼쪽 네번째)를 좌장으로 지명토론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동주택과 달리 거래량이 많지 않은 단독주택과 토지의 경우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현재도 단독주택 등은 비슷한 유형·입지임에도 공시가격이 천차만별이라 세부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제대로 된 공시가격 산정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고 현실화율을 90%까지 높이면 자칫 조세 형평성이 더욱 무너져 민원이 빗발칠 수 있다.


이미 국토부는 지난 5월에도 감사원으로부터 공시격과 시세와의 괴리, 유형·지역별 공시가격 불균형 등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동주택보다는 단독주택에서 공시가격 편차 발생 가능성이 높은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은 실거래 데이터 등을 충분히 갖췄고 조사기법도 발전한 만큼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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