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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빚투'…"돈 벌 곳이 주식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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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주식사는 개미들, 왜?
코로나 폭락장 이후 투자열풍
정부 규제로 부동산 투자 막히자 대체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
급격한 신용융자 증가 우려에도 증시상승 전망에 빚투 더 늘어날듯

늘어나는 '빚투'…"돈 벌 곳이 주식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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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민우 기자]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서자 빚투 규모가 위험한 수준까지 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되는 등 예상치 못한 막대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연일 증가하며 12일 기준으로는 15조6287억원까지 불어났다. 코스피시장이 7조5048억원이었고 코스닥시장이 8조1238억원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3월 신용융자잔고는 6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증시가 빠르게 반등하면서 4개월만에 두 배 수준으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통상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를 앞질렀다.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은 코스닥 종목에서 단타 거래에 집중하는 양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4월3일 코스닥시장과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차이는 354억원이었지만 지난 6월9일에는 9626억원까지 벌어졌다. 이달 들어서도 7000억~8000억원 수준의 차이가 유지되고 있다.


빚투족들이 집중한 종목은 주로 제약ㆍ바이오 관련 업종이었다.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이달 들어 전날까지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감 상위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이 제약ㆍ바이오 관련 업종이었다. 1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이었다. 이달 들어서만 2054억원이 늘어났다.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818억원)보다 2.5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순증 규모가 아닌 신용거래융자 잔고에서도 3328억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셀트리온제약(613억원, 3위), 제넥신(487억원, 6위) 등이 순증액 상위권을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주도주로 꼽혔던 카카오(521억원, 비대면), 현대차(518억원, 자동차), LG화학(389억원, 2차전지) 등보다도 우위를 점했다. 코스닥으로 한정할 경우 상위 10개 종목 90%가 제약ㆍ바이오 관련 업종이었다. 게임업체인 웹젠(241억원)만 유일하게 다른 분야 업종이었다.


이처럼 빚투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불어닥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저가 매수를 겨냥한 개인들의 순매수 행진이 이어졌다. 올들어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47조218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26조3029억원, 기관이 20조9425원을 팔아치운 것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상승은 개인이 견인한 셈이다.

코로나19로 대형 우량주들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유입됐다. 이 때가 아니면 이 가격에 대형 우량주를 살 수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개인들이 대거 순매수에 나섰고 빚을 내서까지 주식을 사들였다. 이후에는 코로나19로 주식이 큰 폭으로 오른 비대면(언택트) 관련주나 제약ㆍ바이오주까지 매수 대상이 확대됐다.


증시가 강세를 지속하면서 주식 투자 대열에 합류하는 개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3월19일 기록한 연저점(종가 기준) 대비 67.22%나 상승했다. 코스닥은 99.5%나 올랐다. 증권사들이 최근 코스피 예상 밴드 최상단을 2500선까지 올려잡는 등 추가 상승에 무게를 싣고 있어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역시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투자가 막히면서 이제 재테크 수단은 주식밖에 없다는 인식도 이 같은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을 거들었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요즘 가지고 있던 아파트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그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려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다주택자 규제와 막대한 세금 부담 등으로 투자 대상을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갈아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빚투가 급격하게 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증시가 한 순간 약세로 돌아설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일반적인 현금거래에 비해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며 "향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특별한 호재나 이벤트가 아닌 단기간의 주가 급등은 이후 단기 반전의 가능성이 높아 경우에 따라 위험감내 수준을 초과한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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