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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만 벌써 세번째…지자체장 잇따른 '미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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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공무원 상명하복 문화 고착
인사권 등 절대적 권위 복합작용

여권만 벌써 세번째…지자체장 잇따른 '미투', 왜?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취재진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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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유병돈 기자] 실종 신고 7시간여만에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미투(#MeToo·나도 당했다)'에 연루된 3번째 광역자치단체장이다.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시정 활동이나 대외적으로 다른 특이점이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 고소 사건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이유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 시장은 실종 전날인 8일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2017년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하면서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이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력 사실도 2018년 3월5일 그의 비서였던 김지은씨가 언론에 직접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2018년 8월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아 풀려났지만,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도 징역 3년6개월을 확정받아 현재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오거돈 전 시장은 지난 4월23일 여성 공무원에 대한 성추행을 인정하고 전격 사퇴했다. 부산지검은 5월28일 오 전 시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부산지법이 이를 기각하면서 오 전 시장은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거물급 정치인들이 잇따라 성추문에 휘말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상명하복의 문화가 깊숙하게 뿌리내린 데다 고용형태상 직급이 낮을수록 철저히 '을'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계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입지와 권위가 강할수록, 인사권 등 집중된 권력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성범죄 피해자의 자기방어를 어렵게 만든다. 3건의 성범죄 사건이 모두 '거물급 정치인'에 의해 자행됐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A씨뿐 아니라 김지은씨는 공통적으로 '권위에 맞서기 어려워 성폭행을 거절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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