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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동반 금리인하…제로금리 부담 크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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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추경 재정정책과 보조 맞춰
적자국채 조달비용 감소효과

국고채 추가매입 나설 듯
이주열 "완화기조 유지할 듯"

"전세계 동반 금리인하…제로금리 부담 크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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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결국 악화한 경제지표를 무시할 수 없었다. 수출과 내수부진, 고용, 물가 등 모든 지표가 부정적인 가운데 이론적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금리를 안 내릴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웠던 것이다. 미국이 0%까지 금리를 내렸고, 주요국들이 잇따라 금리를 내린 만큼 금리인하 타이밍을 맞춰야 효과가 크다는 점도 금통위원들이 금리인하에 무게를 실은 이유다. 정부가 다음 달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확정하는 만큼 재정정책과 보조를 맞춘다는 의미도 있다.


◆어느 하나 좋은 것이 없었다= 28일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낮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하며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한 것이다.


부정적인 경제지표는 이미 확인됐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 급감했고,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전환했다. 5월 1~20일 수출은 20.3%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봉쇄조치를 완화하고는 있지만,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하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 수출 불확실성은 크다. 확연히 떨어진 소비자물가 역시 금리인하를 부추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계 동반 금리인하…제로금리 부담 크지않다"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내수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에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1분기 성장률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저물가는 지속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지속하락)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사람들이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소비는 더욱 줄고, 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런 기조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질금리(명목 기준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가 높아진다. 실질금리는 가계ㆍ기업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이미 많은 빚을 낸 사람들의 부채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확장재정정책으로 가고 있고, 명목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춰야 부채부담도 떨어진다"고 전했다.


◆금리인하 '타이밍이 생명'= 물론 금리인하에 따르는 우려도 있다. 우선 시장에서 0.25~0.50% 수준으로 추정하는 실효하한이다. 실효하한은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실효하한 이하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경기부양 효과가 작다. 만약 지나치게 금리를 많이 내리면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실효하한으로 인한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금통위원들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0%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한국과 비슷한 경제 규모와 개방성을 갖고 있는 국가들도 금리를 일제히 내렸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0.25%, 태국은 0.50% 수준이다. 오히려 실효하한이 0.50%보다 더 아래에 형성돼 있어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더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됐고, 주택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줄였다.


"전세계 동반 금리인하…제로금리 부담 크지않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과 맞물려 폴리시믹스(Policymixㆍ정책조합)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점도 금리인하의 이유다. 정부가 올해 발행할 적자국채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의 조달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은은 앞으로 국고채 추가 매입 등 금리인하 외 조치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금통위 회의에 조윤제 신임 금통위원은 참석하지 못했다. 조 위원은 보유 중인 주식가액이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수준을 초과해 금통위 논의 결과 조 위원을 제척(배제)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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