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닫기

글자크기 설정

뉴스
화장실 변기 틈새서 이상한 느낌…몰카범 A는 어떻게 잡혔나
최종수정 2020.05.27 15:24기사입력 2020.05.27 09:46

몰카탐지 어플 개발한 손동현 에스프레스토 대표
‘릴리의 지도’ 출시 일주일 만에 앱 다운로드 7위
40cm 거리 내에서 30도 안으로 피사체 잡으면 즉시 몰카 찾아

화장실 변기 틈새서 이상한 느낌…몰카범 A는 어떻게 잡혔나 스마트폰으로 몰카를 탐지하는 어플이 나와 범죄 예방에 활용되고 있다. 그래픽 = 이진경 디자이너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지방 출장으로 모텔에 묵게 된 김수연(가명)씨는 화장실 변기 틈새 사이에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며칠 전 다운 받은 몰카 탐지 애플리케이션(어플)을 켜고 휴대폰을 가까이 대자 곧 초소형 렌즈가 감지됐다. 김씨는 즉시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모텔 관계자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 끝에 알바생 A를 검거했다.


'릴리의 지도'는 스마트폰으로 소형 몰래카메라를 찾는 몰카탐지어플이다. 딥러닝 기술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해 다양한 몰카 이미지를 학습하는 이 어플은 40cm 거리 내에서 30도 안으로 피사체를 잡으면 즉시 몰카를 찾아낸다.

N번방 사건을 통해 공중화장실과 목욕탕, 기숙사나 모텔 등지에서 몰카로 불법촬영된 영상이 공유되면서 여성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각 기관과 회사를 중심으로 탐지기를 도입해 몰카 색출에 나서고 있지만, 전자기장 탐지기법은 금속 성분 물체는 모두 잡아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실시간 중계기능을 탑재한 몰카도 나와 불법촬영영상이 빠르게 유통되고 범인 검거도 어려워지고 있다. 손동현(33) 에스프레스토 대표는 이런 여성의 불안감을 IT 기술을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어플 개발에 나섰다.

화장실 변기 틈새서 이상한 느낌…몰카범 A는 어떻게 잡혔나 몰카탐지어플 '릴리의 지도'를 개발한 손동현 에스프레스토 대표


야구 생중계 하이라이트 영상 추출 프로그램을 개발한 손 대표는 e스포츠 업계 진출을 준비하다 연예인이 연루된 불법촬영 뉴스를 보고 몰카 탐지에 IT기술을 접목하면 손쉽게 발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 개발에 착수해 지난 4월 30일에 정식 출시한 릴리의 지도는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일주일 만에 앱 다운로드 7위를 기록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앱 다운로드 수가 곧 사회적 불안의 방증으로 느껴져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손 대표는 어플로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지역을 인증하는 공간 관리 서비스까지 구상하고 있다.


몰카를 '디지털 해충'이라 규정한 손 대표는 릴리의 지도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몰카안심지역을 구축하는 '디지털 세스코'(해충방제업체)를 꿈꾼다. 여기에 유출된 몰카 영상을 추적해 삭제하는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도 함께 개발 중이다. 전 세계 웹사이트 순위 9위와 11위가 포르노 사이트인 현실은 인스타그램에 자기 얼굴을 올리는 것보다 포르노가 더 많이 소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 대표는 몰카로 촬영된 영상의 패턴, 특히 편집 패턴에 주목해 AI가 이를 탐지해 잡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손 대표는 "음란영상에 대한 규정이 따로 없어 기술적 정의를 하는 게 우선이었고, 이 작업을 위해 야동을 수만 편 학습하면서 일정한 패턴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기존의 디지털장의사 서비스가 사람이 하기 때문에 비용이 비싸고, 또 정교하지 못했던 부분을 AI가 딥러닝을 통해 잡아내게 했다는 설명이다.


화장실 변기 틈새서 이상한 느낌…몰카범 A는 어떻게 잡혔나


몰카 탐지어플과 디지털 장의사 서비스가 여성의 범죄 예방과 피해 규명에 쓰이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을 고려한 섬세한 UI(유저 인터페이스) 구축에도 각별히 신경썼다. 손 대표는 "몰카 피해자를 직접 뵙고 그 분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들었다"며 "개발자가 남성이라 놓칠 수 있는 부분과 거리감을 좁히는 게 우선이었다"고 했다.


끝 없이 양산되는 몰카 영상과 이를 잡아내는 작업은 언뜻 조커와 배트맨의 추격을 떠올리게 한다. 손 대표는 "가장 발전된 형태의 관음증이 몰카이기 때문에 완전한 근절은 어렵겠지만, 이를 개인의 입장에서 끝까지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해 안심을 브랜드로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주요뉴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