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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판세 뒤집히는데"…통합당, 잇단 '막말'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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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층 흡수 공 들였지만…3040 비하·n번방 등 논란 자초
중도층 표심에 어떤 영향 미칠지 촉각

"말 한마디로 판세 뒤집히는데"…통합당, 잇단 '막말' 구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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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중도층 표심잡기에 사활을 건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8일 앞두고 연이어 막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오는 10일 사전투표가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만회할 시간조차 부족한 막판 악재다. 보수통합, 대규모 물갈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영입까지 나서며 부동층 흡수에 공을 들였지만 당 내서도 후보자들의 거친 '입' 때문에 선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6일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는 당의 선거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30대와 40대는 논리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해 구설에 올랐다. 그는 "30·40대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열악한 조건에서 발전을 이룩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문제의식에 논리가 없다"고 말해 세대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부동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0·40대의 표심을 끌어와야 할 통합당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반나절만에 사과를 했고, 당은 엄중경고 징계를 내리며 수습에 나섰지만 경쟁 후보들에겐 좋은 먹잇감이 됐다.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대표의 발언도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n번방'을 향한 민심이 들끓고 있는 와중에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선 (신상공개, 처벌 등)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해 뭇매를 맞았다. 그는 곧바로 법률가 입장에서 양형 기준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정당 난립으로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길어진데 대해서도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해 신체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여야 4당이 무리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킨 후폭풍을 지적하려는 의도였으나 비유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단체행동을 자제해야한다는 여론이 들끓을 때 "교회 내 코로나19 감염은 거의 없다"고 말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물론 여당 역시 말실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회의에서 "도시가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같은날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는 선관위 토론회 리허설에서 코로나19를 '우한 코로나'라고 지칭해 논란을 키웠다. '우한 코로나'는 통합당이 고집해온 용어로 그간 민주당에서 강하게 비판해왔다.


총선 말미 터진 '막말'은 캐스팅 보터인 중도층의 민심과도 직결된다.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선 막말이 선거판을 뒤흔든 경우도 많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선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이 막판 변수가 됐다. 그는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60~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고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 판세는 탄핵 역풍으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때였다. 결과적으로 열린우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했지만 출구조사에 한참 못 미친 성적표를 받았다. 정치권에선 정 의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김용민 민주통합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이 논란이 됐다. 그는 한 인터넷 방송에서 "노인들이 (투표장에) 오지 못하게 엘리베이터를 없애자"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이후 과거 막말이 연이어 터지면서 결국 낙선했다. 서울 동북부에서 유일하게 노원갑만 민주통합당이 패배해 막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혼하면 부천가고, 망하면 인천간다"는 이른바 '이부망천' 발언으로 지역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통합당에선 수도권 선거가 쉽지 않다는 자체 판단 속 막말 논란까지 겹치며 좌불안석이다. 당 지도부 발언 자제 요청까지 나왔다. 지상욱 후보는 "당 지도부에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 나오면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황 대표를 겨냥한 듯 "김종인 중심으로, 나경원 중심으로 파이팅해달라"고 말했다. 문병호 후보도 "김종인 스피커 용량을 최대한 키우고, 다른 지도부 용량은 최대한 줄여서 메시지를 단일화해 내보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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