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5만명 오가는 교역국가…식품공급 부족 우려에 사재기
근로자 이동 막혀 대책 시급
[아시아경제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말레이시아가 출입국 제한에 나서면서 이 나라와의 교역 규모가 큰 싱가포르 역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지역과 두 개의 교량을 사이에 두고 국경이 맞닿아 있는 싱가포르에서는 평소 하루 10만대의 차량과 45만명이 국경을 오가는데 이동이 끊기면서 경제적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평소 싱가포르 시민들은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말레이시아로 쇼핑 등을 위해 방문하는데 방문객 수가 급감하면서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상점 등의 매출이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싱가포르는 자국에서 소비되는 식품의 상당 부분을 말레이시아에서 공급받는 만큼 식량 부족 사태까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져 일부 시민들은 한때 사재기에 나설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국경 폐쇄 하루 전인 지난 17일 양국을 연결하는 코즈웨이 다리가 밀려드는 차량과 보행자로 혼란을 빚었다. 싱가포르에 일터를 둔 말레이시아인들은 귀가를 못 하고 싱가포르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거나 휴가 등을 내고 폐쇄 조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인 근로자가 출입 통제로 출퇴근이 불가능해지자 싱가포르 정부로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싱가포르 노동부(MOM)는 이 기간 자국에 머무르는 말레이시아 근로자가 숙소를 찾을 수 있도록 고용주에게 1박에 50싱가포르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싱가포르관광청(STB), 주택위원회(HDB) 등과 협조해 기존 숙박시설에 근로자들을 수용해 혼란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말레이시아 근로자는 30만명에 달한다. 이번 봉쇄 조치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근로자는 1만명 정도다. 이 가운데 1000여명은 간호사 등 보건 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소규모 집단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해외 유입 사례들이 꾸준히 보고되는 만큼 해외에서 유학 중인 모든 자국 학생에게 귀국을 권고한 상태다. 국립대, 폴리테크닉 등 자국 내 모든 국립 고등교육기관은 모든 해외 교류 프로그램을 오는 7월 말까지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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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지금까지 4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지난 21일에는 첫 사망자가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전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24일 0시부터 모든 단기 방문자의 입국과 경유를 금지했다. 다만 취업비자를 갖고 있는 외국인의 경우 의료나 교통 등 필수 서비스 제공자는 출입이 가능한 상태다.
싱가포르 서주미 객원기자 sor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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