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재택근무 안하나요?" 재택근무 기준 어떻게 되나요

코로나19 확산 우려…기업들 재택근무 확산

신종코로나 관련 안내문이 걸린 한 기업 출입구[연합뉴스 자료사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일부 기업에서 재택근무가 확산하는 가운데, 재택근무 기준을 놓고 직장인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확진자가 나와야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감염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다.

삼성, LG, SK , 현대 등 기업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에서는 감염에 취약한 임신부 직원에게 다음 달 1일까지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LG그룹은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보살펴야 하는 직원과 임신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한을 두지 않고 재택근무에 들어가도록 했다.

SK텔레콤은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재택근무 기간 중 외출 자제 등을 권고했고, 재택근무 기간 동안 매일 저녁 사옥 방역 작업도 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임산부, 기저질환자 등 면연력이 취약한 직원 중 희망자에 한해 오늘(26일)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22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진자가 강원 춘천시 강원대병원 음압병동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들 기업은 직원들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예방적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다. 반면 확진자 발생 후 사후대응 성격으로 긴급 재택근무에 들어간 기업도 있다.

LS그룹 계열사와 삼일회계법인 등이 입주한 서울 용산구의 LS타워에서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확진자 발생에 따라 LS네트웍스를 비롯한 LS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은 일단 26일까지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상황이 이렇자 직장인들은 재택근무 기준을 놓고 각각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전에 재택 근무를 하는 것이 맞다"면서 "확진자 발생 후 재택근무에 들어가봤자, 또 다른 누군가 코로나 감염 되었을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40대 직장인 B 씨는 "바이러스라는게 언제 어떻게 변형해서 진화할지 모른다"면서 "확진자 발생 후 사후대응도 좋지만, 아예 확진자가 나올 수 없게 예방하는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게 적절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른 의견도 있다. 20대 후반 직장인 C 씨는 "확진자가 나온 뒤 방역 작업 등으로 직장에 나올 수 없어 재택근무를 하는 게 맞다"면서 "방역작업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무자들 차원에서도 회사에 출근해 근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마스크 출근길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행 전염병예방법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재택근무를 결정한 기업들은 자체 판단에 따라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휴가, 재택근무 또는 휴업을 활용하도록 기업에 권고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4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코로나19 고용노동 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시차 출퇴근과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며, 전국 개학 연기에는 가족돌봄휴가를 적극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장관은 "출퇴근 시간대 집중에 따른 감염 확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이날 회원사 18만곳에 출퇴근 시차제, 재택근무, 원격회의 등을 권고했다.

대한상의는 "감염병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경제계도 대중교통 혼잡도와 밀접 접촉을 줄여 전염병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권고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