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1인당 판매액 신한은행 4.3억 최다...사기혐의 신한금투도 4억 판매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모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가운데 개인투자자 1인당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으로, 4억3000만원에 달했다.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 관련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도 1인당 판매액이 4억원을 넘겼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4개 모펀드 및 이와 모자 관계에 있는 173개 자펀드에서 환매 연기가 발생했다. 개인투자자 기준 이들 자펀드 판매사는 18곳이며 판매액은 9943억원이다.

개인 투자자 판매액이 가장 큰 판매사는 우리은행으로 2531억원이었다. 이어 신한은행(1697억원), 신한금융투자(1202억원), 하나은행(798억원), 대신증권(691억원) 등 순이다.

1인당 판매액이 가장 큰 곳은 4억3071만원의 신한은행이었다. NH투자증권(4억2727만원), 메리츠종금증권(4억1813만원), 신한금융투자(4억471만원) 등이 뒤따랐다. 전체 판매사 1인당 판매액은 평균 2억4642만원이다.

현재 라임운용의 환매 연기 펀드 현황을 보면 판매 규모 상위사들 대부분이 주로 시중 은행들이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적지 않다. 예ㆍ적금 등 비교적 안정적인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에서 고위험 사모펀드 판매 때 설명 의무 등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례 등이 속속 발견되고 있어서다.

특히 일부 판매사의 경우에는 불완전판매 논란을 넘어 사기 혐의까지 받고 있다. 현재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펀드의 부실 발생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펀드를 계속 팔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14일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 발표에서 해당 행위가 사기 등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 역시 19일 신한금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신한금투 대표와 관계자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하지만 신한금투는 사전에 펀드 부실 발생 사실을 알지 못했고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도 논란의 대상이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증거금을 담보로 받고 자산을 대신 매입해주는 대신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자금 대출이다. 계약 종료 시 일반 투자자보다 우선 순위로 자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들이 일반 투자자보다 먼저 자금을 회수해 갈 경우 일반 투자자의 손실은 더 커지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TRS 증권사를 대상으로 원금 탕감 등 고통분담 차원의 대승적 결단을 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계약상 당연히 전액 회수하기로 돼 있는 TRS 대출 원금을 탕감해줄 경우 법률상 배임 혐의가 있을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라임 펀드에 남아 있는 TRS 잔액은 신한금융투자 5000억원, KB증권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700억원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투자금을 거의 날릴 상황에 처한 반면 증권사들은 관련 수익을 모두 챙겨가는 것에는 다소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증권사들의 TRS자금 우선 회수 움직임을 강제할 법률적인 수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전날 '금융위원회 2020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TRS도 일종의 계약인데 (금융당국이) 계약 관계에 대해 바꾸라고 강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