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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한국 현실과 장르 영화 재미 합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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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미니애폴리스 미술관 '워커 아트센터'서 관객들과 대화
"아카데미상 수상 대단한 일이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나는 한국의 1세대 영화광…美 장르영화, 내 핏줄 속 혈액 같아"

봉준호 "한국 현실과 장르 영화 재미 합치는 것이 목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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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얼떨떨한 기분을 숨기지 못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 지역지 ‘스타트리뷴’ 등에 따르면 봉 감독은 전날 밤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미술관 ‘워커 아트센터’에서 아카데미상 등을 주제로 현지 팬들과 대화했다. ‘기생충’을 비롯해 ‘마더’, ‘옥자’, ‘설국열차’ 등 봉 감독의 작품들을 돌아보는 ‘경계를 넘어서’라는 제목의 기획전이었다.


일찌감치 매진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봉 감독은 아카데미상 수상에 대해 “오스카 시상식이 나흘 전인가요. 사흘 전인가요?”라고 물으며 “벌써 3년 전 일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카데미상 수상은 분명히 대단한 일이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기생충’이 국제영화상 수상작으로 호명된 뒤 나머지 부문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감독상이 발표되고 준비된 수상 소감 없이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당시 봉 감독은 “아카데미에서 허락한다면 이 상을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 5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말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할리우드 B급영화를 대표하는 토브 후퍼 감독의 ‘텍사스 전기톱 학살(1974)’을 인용한 소감이었다. 그는 “내 핏줄 속에 흐르는 혈액과 같다”며 미국 장르 영화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이어 “주한 미군방송인 AFKN과 대학 동아리에서 앨프레드 히치콕, 브라이언 드 팔마, 샘 페킨파 등의 영화를 접하고 한국의 현실과 장르 영화의 재미를 합치는 것이 목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한국영화의 특징도 함축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감독들은 느슨한 미학적 기준을 공유하고 있지만 도그마 95, 누벨바그 등 영화감독들의 집단적이고 의식적인 운동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비롯해 박찬욱, 김지운, 이창동 감독 등 활발하게 활동하는 감독을 가리켜 “한국의 1세대 영화광”이라고 표현했다.



도그마 95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 주도로 덴마크 감독들이 만든 영화집단이다. 영화제작 현장에서 일상화된 특수효과 등을 거부하고 디지털카메라의 현장감과 미학적 효과를 선취했다. 누벨바그는 1950년대 후반 시작된 프랑스의 영화운동이다. 고착되어가던 장르의 규칙을 타파하고 영화적 관습을 깨뜨리면서 작가 개인의 영화를 추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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