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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남이장군 기개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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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28일 제37회 남이장군 사당제 개최

'청년' 남이장군 기개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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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백두산 돌은 칼을 갈아 다 없애고 / 두만강 물은 말을 먹여 다 없애네 / 사나이 스무 살에 나라 평안하게 못한다면 / 후세에 그 누가 대장부라 이르리오” 1467년 여진족 추장 이만주를 척살한 뒤 남이장군(1441-1468)이 남긴 시다.


20대의 기개가 느껴진다. 하지만 그는 정적의 모함으로 인해 ‘반역죄’를 뒤집어쓴 채 1468년 용산 한강변 새남터에서 참수되고 만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28일 남이장군 사당제(시 무형문화재 제20호, 이하 당제)와 당굿, 장군출진식을 열고 ‘청년’ 남이장군의 기개를 되살린다.


당제는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용문동 남이장군 사당(효창원로 88-10)에서 진행된다. 장군의 업적을 추모하고 주민 무병장수, 생업번영을 기원하는 행사다. 남이장군사당제보존회(이하 보존회) 회원, 남씨종친회, 주민 등 500명이 참석한다. 성장현 구청장도 제관(초헌관)으로 함께할 예정이다.


당제가 끝나면 당굿이 이어진다. 장군의 넋을 달래는 12거리 굿으로 ▲가망청배 ▲부군거리 ▲신장거리 ▲무감 ▲호구거리 ▲발명거리 ▲조상거리 ▲상산거리 ▲별상거리 ▲대감거리 ▲창부거리 ▲재석거리 ▲군웅거리 ▲황제풀이 ▲뒷전 순이다. 굿이 열리는 동안 주민들은 사당 아래에서 국수 잔치를 벌인다.


행사 압권은 장군출진식이다. 여진족 토벌 당시 장군 출진 모습을 재현한다. 코스는 남이장군 사당(11:30) → 효창운동장(11:40) → 숙명여대(11:50) → 남영동(12:00) → 삼각지(12:10) → 신용산역(12:20) → 전자상가(12:30) → 용문시장(12:40) → 남이장군 사당(13:00)이다. 보존회기를 선두로 용기, 대취타, 도원수기, 장군, 부장, 영기, 군졸, 재관, 연등 순 500명 행렬이 이어진다. 통과시간은 당일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보존회 관계자는 “1467년 이시애의 난 토벌 당시 남이장군이 용산에서 정병 300명을 모집한 사실이 있다”며 “군병 출진 모습을 재현, 장군의 업적을 세상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본 행사 전날인 27일 오후 5시에는 당제 전야제가 열린다. 행사 장소는 용문시장, 용문동 새마을금고 일대다. 풍물패, 주민, 예술단이 함께한다.


또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주민 150명이 장군 등을 가지고 인근 산천동 부군당(효창원로15길 7)에서 연꽃과 교환해오는 이른바 ‘꽃받기(꽃등행렬)’ 의식을 치른다. 산천동 부군당은 장군의 첫 번째 부인 ‘권씨’를 모신 사당이다.


본 행사 다음날인 29일 오전 10시에는 사례제, 대동잔치가 열린다. 사례제는 사람들이 신성한 당내를 어지럽힌 데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굿이 끝난 다음 날 치르는 제사다. 제사가 끝나면 주민들이 모여 대동잔치를 열고 제물(祭物)을 먹는다.


앞서 보존회는 효창원로, 백범로 일대 청사초롱 400개를 설치했다. 24일~25일 양일간은 걸립(乞粒·무당이나 걸립패가 집집이 돌아다니면서 돈이나 곡식 등을 걷는 일)을 통해 당제 분위기를 띄운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매년 음력 10월 1일에 진행되는 남이장군 사당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유산”이라며 “장군의 애국충정을 기리고 옛 전통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남이장군은 조선 세조 때의 무신이다. 이시애의 난, 여진 정벌로 공을 세워 27세에 병조판서(현 국방부장관)가 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세조가 죽은 뒤 역모에 몰려 처형당하는 비극을 겪고 만다.


용산에 장군 사당이 세워진 건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일이다. 당초 위치는 원효로2가 7번지였으나 1904년 경의선 철도가 부설되면서 “장군의 고혼이 시끄러워한다”는 지역 유지들 의견에 따라 현재 위치로 이전됐다.



용산구 문화체육과(☎2199-7245)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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