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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40대'…2개월 연속 깜짝 고용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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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고용동향, 일자리 착시

정부 고용지표 크게 개선 자평

60대 이상 노인일자리 급증 효과

정책따라 실업률도 들쑥날쑥

'제조업·40대'…2개월 연속 깜짝 고용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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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김민영 기자]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기록하며 고용 호조세를 보였지만 60대 이상 취업자 수 증가 영향이 컸고 제조업 감소 폭 확대, 40대 취업자 수 감소 등의 불안 요인이 혼재해있다는 점에서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정책, 작년의 부진했던 고용상황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고용 지표 개선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일자리 착시'라는 지적이 나온다.


◇3040 취업자 수 2년째 동반감소=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1.5%를 기록하며 1996년 9월(61.8%) 이후 23년 만에 최고 고용률을 보였다.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8000명이 증가해 이는 2017년 5월 이후 올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고용 성적표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월에 이어 9월에도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됐다"며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고용 개선세는 지난해 9월 취업자 수가 4만5000명에 그친 데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이 크게 기여한 측면이 크다. 연령별 취업자 수를 봐도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38만명이 늘어 9월 취업자 수가 느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5~29세 청년 취업자가 4만1000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9배 이상 많다.


반면 한창 일할 나이인 30대 취업자 수와 40대는 각각 1만3000명, 17만9000명이 줄었다. 특히 40대의 경우 올 2월 취업자 감소 폭이 12만8000명이 축소된 이후 16만~18만명의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고용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30ㆍ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24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의 부진도 여전하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8년 3월(1만5000명) 이후 18개월 연속 감소세다. 역대 최장이다. 금융ㆍ보험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4만3000명(-5%) 감소해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건ㆍ사회복지서비스업은 17만명(8%) 증가했다. 공공일자리 위주로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는 연말이면 이 같은 고용 호조세가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업률은 정부 사업따라 들쭉날쭉= 일자리 착시는 우리나라 실업률 변동 폭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1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실업률을 분석해보니 우리나라의 실업률 표준편차는 0.29로 터키, 그리스, 에스토니아, 스웨덴, 이탈리아에 이어 6번째로 높았다. 이 가운데 올해 7월과 8월 실업률 데이터가 없는 터키, 그리스, 에스토니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세 번째다.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는 "실업률이 한 달 새 0.9%포인트 움직이는 것을 정상적인 경제흐름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업률 편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 형성이 부자연스럽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0%였지만 8월에는 3.1%로 0.9%포인트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민간보다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 실업률 변동 폭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실업률은 4.4%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올 2월에는 돌연 3.7%로 0.7%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나오는데, 정부가 올해 직접일자리 사업 시행 시기를 1월로 앞당기면서 실업률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령층이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1월 실업률은 높아졌고, 2월엔 일자리를 잡거나 다시 비경제활동인구가 돼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임용빈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경우 정책적 차원의 일자리라고 해도 오래전부터 운용해와 변동이 적은 반면, 우리나라는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많아 변동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실업률 편차는 각각 0.11과 0.10으로 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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