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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한글날 대신 '조선글날'…날짜는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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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은 공휴일이지만 북한은 평일

북한은 한글날 대신 '조선글날'…날짜는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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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한글날이 3일로 제573돌을 맞았다. 북한에도 한글날이 있지만 명칭과 기념일은 다르다.


북한에서는 '한글'을 '조선글'이라 한다. 1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일'로 정해서 조선글날로 기념하고 있다.


남북한의 기념일이 다른 이유는 남한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북한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날을 기념하기 때문이다.


훈민정음은 세종 25년(1443년) 음력 12월에 창제돼 세종 28년(1446년) 음력 9월 상순에 반포됐다.


'세종실록' 1443년 12월 30일자에는 "이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으셨다"는 기록이 있다. '이달'이라고만 돼 있어, 정확하게 12월 어느 날에 새 문자가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은 음력 12월 중간인 12월 15일을 훈민정음 창제일로 잡고 이를 양력으로 바꾼 1월 15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남한에서는 한글날이 공휴일이지만, 북한에서 조선글날은 공휴일이 아닌 것도 다르다.


남북한의 분단이 길어지면서, 일상생활의 어휘도 점차 달라지고 있다. 언어 순화정책과 표기규범도 다르며, 심지어 의미조차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소행(所行)은 남한에서 '이미 해 놓은 일이나 짓'을 뜻하지만, 북한에서는 '해놓았거나 하는 일, 행동'을 의미한다. 남한에서는 소행이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는데 반해, 북한에서는 긍정적 맥락에서도 쓰인다는 점도 다르다.


북한은 한글날 대신 '조선글날'…날짜는 1월 15일 남북한은 두음법칙의 적용에서도 차이가 난다. 북한은 노동과 냉면, 여성을 '로동', '랭면', '녀성'이라 적는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북한은 남한에 비해 외래어를 고유어로 바꿔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남한이 주로 미국을 통해 영어에서 외래어를 받아들였듯, 북한은 러시아에서 러시아어를 차용했다.


가령 트랙터(tractor)는 북한에서 뜨락또르(трактор), 캠페인(campaign)은 깜빠니야(кампания), 카탈로그(catalog)는 까딸로그(каталог)인 식이다.


해방 직후에는 남북한의 한글 표기법이 풀어쓰기와 모아쓰기로 나뉠뻔 하기도 했다. 모아쓰기는 현재의 한글표기처럼, 자음과 모음을 초·중·종성으로 모아쓰는 것을 말한다. 풀어쓰기는 자모를 영어의 알파벳처럼 풀어쓰는 형태다. 가령 '한글'은 'ㅎㅏㄴㄱㅡㄹ'이 되는 형태다.



북한은 정권 초기, 주시경의 수제자였던 김두봉의 제안으로 한글 풀어쓰기를 진지하게 고려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남북의 문자 소통 또한 가로막을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를 통일 뒤로 미룬 바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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