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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발 빼는 투자자들, 中서 발 못빼는 기업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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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발 빼는 투자자들, 中서 발 못빼는 기업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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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하나둘 발을 빼고 있다. 미국발 관세 위협이 높아진 최근 한 달 동안 빠져나간 투자 자금만 약 29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들은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발을 빼지 못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대체 생산기지로 부각된 베트남조차 중국에 비해 공급망 인프라, 인력, 제도 시스템 모두 확연히 떨어져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EPFR 글로벌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중국 A주식(A-Share)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이탈한 자금이 2017년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4일까지 약 한 달간 빠져나간 자금은 2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위협 직후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고 미국 역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주요 2개국(G2) 간 무역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은 데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추가 관세 위협이 중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 위안화 가치 하락 등과 맞물려 중국 증시 전망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FT는 "이 같은 상황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를 확산시켜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촉발했다"고 자금 흐름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중국 A주식시장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 ETF에서 이탈한 자금은 59억달러 상당으로 늘어났다. 파인브리지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켈리는 "8월 한 달간 시장은 공황발작(panic attack)을 일으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코어 MSCI 신흥시장 ETF에서도 최근 4주간 약 26억달러의 투자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MSCI가 최근 중국을 신흥시장에 편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FT는 덧붙였다. 리걸앤제너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데이브 채프먼은 "환율, 자본 통제, 중국 기업의 수익성 등이 모두 연계돼 진정한 '꼬리 위험(Tail riskㆍ거대한 일회성 사건으로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은 17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위안화 고시 환율도 달러당 7위안 선을 기록하며 '포치(破七)'를 지속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악화된 실적,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 등도 중국을 향한 투자자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요소다.


투자자들과 달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제조기업들은 대체 생산기지를 찾지 못해 예고된 위험조차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초 베트남으로 옮기려고 했던 제조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는 것이 불가능함을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베트남이 중국을 대신할 준비가 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중국을 스마트폰, 진공청소기, 식탁 등을 생산하는 강국으로 만든 공급망은 베트남 그 어디에도 없다. 미국식 안전인증, 자본집약식 기자재 등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미 현지에서는 인력난까지 확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UN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생산 점유율은 2017년 기준 27.10%로 미국(16.73%), 일본(7.53%), 독일(5.97%)은 물론 신흥시장인 인도(2.98%), 멕시코(1.53%), 베트남(0.26%)을 훨씬 웃돈다.

中서 발 빼는 투자자들, 中서 발 못빼는 기업들(종합)


미국의 수입품에서 중국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타깃으로 한 무역 전쟁을 선언하기 이전인 2018년 2월 21.7%에서 올해 6월 19.9%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대체 생산기지로 평가되는 베트남은 2% 선에 그쳤다.


미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메라 제조업체 고프로는 생산량의 대부분을 멕시코로 이전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에 상장한 가전기업 TTI는 베트남에 새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최소 10년 이상 중국 내 생산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무역 전쟁을 주도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중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그는 스스로를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해 선택된 자"라고 정의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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