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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년법정, 아이들 복지에 중점…신속한 재판·밀착 관리
최종수정 2019.07.10 10:05기사입력 2019.07.05 12:30

[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7>재범률 절반 이하로 '뚝'…美 다이버전 프로그램


붙잡힌 지 사흘 이내 첫 재판

사법시스템 노출시간 최소화


보호관찰관 의견 최대 반영

국선변호사 지속적 밀착관리





[펜실베니아(미국)=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앤드루(18ㆍ가명)는 학교에서 마약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습니다. 앞서도 각종 사고를 일으켜 징계를 18번 받은 기록이 있습니다."(검사)

"정신감정과 마약테스트를 완료한 상태입니다. 정신과 치료와 봉사활동을 추천합니다. 내년에 대학에 입학할 예정입니다."(보호관찰관)

"앤드루에게 25시간 자원봉사와 보호관찰을 명령합니다."(판사)

지난 4월30일 오전 10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도핀카운티 법원에서는 마약소지 혐의로 체포된 소년범의 재판이 열렸다. 이름이 호명되자 보호관찰관의 인도로 아버지와 함께 법정에 들어선 앤드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판사를 마주하고 섰다. 앤드루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경찰ㆍ보호관찰관ㆍ검사가, 오른쪽으로는 .국선변호사와 아버지가 있다. 검사가 체포된 경위와 죄명에 대해 발언했고 이어 보호관찰관과 국선변호사가 현재 앤드루의 상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적합한 처벌을 추천했다. 판사는 이를 반영해 자원봉사와 보호관찰을 명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열리는 도핀카운티 소년법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주로 18세 미만으로 혐의는 마약ㆍ절도ㆍ성범죄ㆍ방화ㆍ폭행 등이 많다. 미국법은 소년범에 대한 재판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처벌이 끝날 때까지 판사가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법정에 불러 개선 상태를 살피도록 하고 있다. 붙잡힌 지 사흘 이내에 첫 재판을 해야 하며 구치소에 머물게 할지, 집에 돌려보낸 뒤 재판 때 부를지도 이때 결정한다. 이후 기소 전까지 열흘마다, 형이 확정된 후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재판이 열린다. 청소년이 사법시스템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여자친구 집에 소화기를 마구 뿌려댄 혐의로 붙잡힌 프레드릭(16ㆍ가명)도 이날 재판을 받았다. 보호관찰관은 "소년원에 있다가 나와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고 판사는 "보호관찰을 더 받으라"고 명령했다. 폭행 혐의로 기소된 코트니(15ㆍ가명)에 대해서도 판사는 "당분간 보호관찰을 받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판사는 코트니에게 "어떤 방법이 너에게 제일 좋을지 생각해보자"며 "다음 재판까지 학교에서 싸우지 말고 학교 밖에서도 불필요한 접촉을 삼가하라"고 타일렀다.


미국 판사들은 소년법정에서 "in the best interests of the child(소년의 복지에 중점을 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재판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반영되는 건 보호관찰관들의 의견이다. 에드워드 말시코 도핀카운티 소년범 전담 판사는 "보호관찰관들이 소년범의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어 판결에 그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다"고 말했다.


국선변호사와 보호관찰관은 소년범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관계를 이어나간다. 킴벌리 핸더슨 도핀카운티 국선변호사는 "성인범은 국선변호사가 배정되면 계속해서 연락해오지만 소년범들은 그런 일이 별로 없어 직접 구치소로 찾아가 만난다"고 했다. 이후 재판 과정을 거쳐 소년원 생활이나 보호관찰 등 처분이 완전히 끝나는 날까지 소년범 편에 서서 그들을 변호한다. 핸더슨 변호사는 "소년원에서 나온 후 보호관찰 기간 중에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고 보호관찰관과 사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전 과정에 우리가 개입한다"고 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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