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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 "'희생부활자' 내 새로운 얼굴 발견해 깜짝 놀라"(인터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37초

김해숙 "'희생부활자' 내 새로운 얼굴 발견해 깜짝 놀라"(인터뷰)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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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역할에서 다른 모습을 표현해내려고 부던히 노력하고, 기대에 부흥해 항상 우리 곁에 공기처럼 자리하고 있는 배우 김해숙. 그가 '엄마도 장르다'라고 말을 한다. 74년 데뷔해 어느 덧 43년 째 연기 외길을 걷고 있는 세월과 경험 속에서 나온 말일 터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국민엄마'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해숙이 곽경택 감독의 신작 '희생부활자'로 온다. '희생부활자'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해숙은 명숙 역을 맡았다. 이번에도 엄마지만 '아들을 죽이러 온' 엄마다. 예고편만으로 섬짓한 표정과 행동들을 미리 만나 볼 수 있다. 김해숙은 자신에게 '희생부활자'는 스스로의 도전이라고 촬영과정을 되돌아봤다.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에 긍지와 자존심이 있지만 이번영화는 특별해요. 미스터리 스릴러물이 흔하지 않은 장르인데 정말 잘나왔어요. 장르도 특별했고, 래원과의 세 번째 만남도 특별했고, 곽경택 감독님과의 첫 만남도 특별했어요. 아들을 죽일 수 있는 엄마를 연기하는 것도 특별했고요. 물론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요.(웃음)"


김해숙은 '희생부활자' 시나리오를 읽고 중간에 도로 닫았다고 회상했다.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다시 펼쳤을 땐 쉼 없이 읽을 수 있었다고.


"아들을 죽이는 엄마라니. 듣도 보도 못한 캐릭터였어요.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뿐인데 빨리 촬영에 나가고 싶을 정도로요."


'희생부활자'의 줄거리만 본다면 어떤 이야기 일지 감도 안 오는 영화팬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 김해숙이 전하는 '희생부활자'의 강점을 들어봤다.


"다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와 틀리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영화하기 전에 RV를 찾아봤어요. 상황적으로 RV를 만들어놓으셨더라고요. 살다보면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났다, 귀신을 봤다, 등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들이 있잖아요. 영화를 본다면 상황만 이렇게 이런 일이 없지는 않겠구나 싶을 거예요. 영화를 본다면 너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스릴 있고 반전 있고, 영화를 본다면 너무 이해해 울고 나오실지도 몰라요.(웃음)"


지금까지 김해숙이 우리에게 각인시킨 '엄마'의 이미지는 다양하다. 김해숙은 수많은 엄마들이 가지고 있는 상황과 모정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의 의무라고 열연의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엄마를 하다가 어느 순간 '엄마도 장르구나'를 깨달았어요. 엄마는 가장 어려울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사람들이 성격과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다 다른 엄마를 표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누구든 연구를 안 하겠냐만은, 저는 끊임없이 노력을 합니다. 제가 그 안에서 새로운 걸 찾아내야 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깃들어져 캐릭터들이 보이지 않았나 싶어요."


김해숙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구분하지 않고 활발히 활동 중이지만, 구분이 된다. '해바라기', '박쥐', '무방비도시', '도둑들', '재심', 까지 개성이 뚜렷한 연기를 보여줬다. 어느 지점에서 김해숙은 스크린에서 조금 더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해바라기'를 찍으면서 느낀 것 같아요. 자기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자식으로 품잖아요. 실화를 모티브해서 찍었는데 '이럴 수가 있겠구나' 싶으면서 엄마지만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를 알게 됐어요. 이후 '박쥐', '무방비도시' 등 나름대로의 색깔이 있는 엄마 역을 해왔지요. 거꾸로 생각하면 제가 생각하는 연기는 배우로서 도전하고 싶어 하고 존재감이 보여 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섬짓하니까 남들은 피할 수도 있지만 '박쥐'는 제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작품입니다. '해바라기'가 계기였던 것 같아요. 더 빠져들 수 있었고 열정도 생겼고요."


김해숙 "'희생부활자' 내 새로운 얼굴 발견해 깜짝 놀라"(인터뷰) [사진제공=쇼박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왔지만 김해숙은 매 작품마다 자기 얼굴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한다. 이번 작품도 예고편을 볼 때마다 놀란다며 웃었다.


"예고편을 볼 때마다 나한테 저런 모습이 있나 싶어요. 제 안에 수많은 모습이 있는 걸 영화를 하며 알게 됐어요. 제 안에 수많은 모습이 있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김해숙은 '희생부활자'로 곽경택 감독과 함께 도전한다는 점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희생부활자'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지금까지의 곽경택 감독 작품 정서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놀랐다고. 서로 같이 도전하고 만들어나간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했다.


"곽경택 감독님은 지금까지 사람 사는 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셨잖아요. 곽경택 감독님 시나리오가 온다고 해서 제 나름대로 생각을 했는데 딴 분이 감독님 아닌가 다시 봤어요. 곽경택 감독님의 작품이란 게 신선하고 짜릿하더라고요. 감독님도 도전을 하시고 저도 함께 도전 해볼 수 있고 믿음이 갔어요. 감독님이 촬영 들어가면 굉장히 섬세하셔서 감정적인 부분을 도움 많이 받았어요."


김해숙은 이번 작품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액션신도 있었고 매번 비 맞는 신을 소화해야 했다. 감독님이 해야 될 건 꼭 시키시거든요.(웃음) 비 신은 정말 힘들었네요. 제가 그렇게 많은 비를 맞을지 몰랐어요. 나중에는 습관적으로 맞았어요."


김해숙처럼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오래 동안 하고, 그 일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다. 많은 배우들이 김해숙이 되길 꿈꾸고 존경의 마음을 드러내왔다.


"연기적으로 좋아하고 이런 건 너무 거창하고 저는 인간적인, 그냥 좋은 선배이고 싶어요. 배우의 꿈을 안고 왔을 때 부족하면 도움을 줄 수 있고 엄마 같은 마음으로 보살펴주고 싶어요. 저는 제 작품에 나오는 아들, 딸들을 먼저 사랑하려고 해요.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모습들이 참 예쁘거든요."


이번 '희생부활자' 속 김래원은 '해바라기', '천일의 약속'에 이어 김해숙의 세 번째 아들이 됐다. 김해숙은 김래원이 진짜 아들인 것 같다고 착각할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김래원은 10년을 연락 안 해도 전화 오면 항상 똑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무뚝뚝한 아이라 살갑진 않은데 저는 래원이와 연기할 때 맑고 편안하거든요. 저는 텔레파시를 믿어요. 내 마음이 이러면 그 사람 마음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아닐지도 모르지만요.(웃음)"


김해숙은 세 번의 작품을 통해 김래원과 만난 동안 20대의 김래원과 30대 김래원을 곁에서 봤다. 김해숙은 김래원이 스타에서 배우로 걸어 나가는 모습이 기특하다고 칭찬했다.


"20대 때 래원이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의젓했어요. 말수도 없고 제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 빙수를 만들어서 가져오고 컴퓨터 (바탕화면)에 제 얼굴을 해놨더라고요. 20대나 30대나 래원이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똑같아요. 그 때는 스타 김래원이었다면 지금은 배우 김래원이 됐죠. 본인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 같고. 10년 뒤의 래원이의 모습이 궁금해요."


김해숙은 아직도 이 자리에서 연기를 할 수 있는 자체가 어떤 상보다도 의미가 깊다고 말한다. 이번 '희생부활자'에서는 또 어떤 놀라운 연기로 관객들과 공감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희생부활자'는 오는 10월 12일 개봉.




디지털뉴스본부 유지윤 기자 yoozi4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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