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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제재의 이면]①붕괴 직전의 북한경제, 그런데 왜 '채권'은 인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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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경제가 나빠질수록 가격상승…'희한한 채권'
통일이후 한국정부가 채무 승계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


[대북제재의 이면]①붕괴 직전의 북한경제, 그런데 왜 '채권'은 인기일까? 1950년 발행된 북한 채권 모습(사진=증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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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유엔(UN) 연설 총회에서 막말을 퍼부었던 리영호 북한 외무상이 막상 뒤에서는 유엔개발계획(UNDP)에 대북지원을 호소하는 이중성을 보였다는 소식이 외신을 탔다. 이는 대북 경제제재 이후 북한경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보여주는 증거로 판단되고 있다.


북한의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은 정확치는 않지만 세계 최빈국 상황에 놓였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13년도 자료에 따르면 583달러로 10여년째 전쟁이 지속되는 아프가니스탄(678달러)보다도 낮다. 겉으로는 핵위협을 통해 미국과의 대결국면을 이어가면서도 대북 인도적지원을 요청하는 등 '구걸외교'에 나서는 이중성은 이런 경제난에서 비롯된 것.

그런데 이처럼 붕괴 직전까지 가있는 북한 경제와 관련해 특이한 현상이 하나있다. 다름아닌 북한의 '국채'가 국제 투자자들에게 대체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상식적으로 한 나라의 국채는 그 나라 경제가 잘 돌아가야 가격이 상승하고 인기도 끈다. 그런데 현재 대북제재로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은데다 정권 붕괴 가능성도 점쳐지는 북한의 국채가 왜 인기를 얻고 있을까?


원래 북한의 국채발행은 1970년대 말, 당시 유행하던 펀드방법인 신디케이트론을 타고 BNP, ANZ 등 세계 유수의 30여개 은행이 공동출자형태로 북한에 돈을 빌려주며 시작됐다. 당시 중동국가들의 '오일머니'가 쏟아지며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던 서방 은행들은 동구권 국가들을 상대로 채무를 내주고 있었는데 북한도 이런 동구권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취급돼 채무를 받게 됐었다.


[대북제재의 이면]①붕괴 직전의 북한경제, 그런데 왜 '채권'은 인기일까? 북한은 채무불이행, 무역사기 등을 통해 140억달러 이상의 채무를 진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비용은 군비와 체제 선전용으로 썼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아시아경제DB)


그러나 북한은 1984년 3월,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일방적으로 선언해버린 뒤, 여전히 이자는 커녕 원금조차 갚지 않고 있다. 이후 1997년에 이 '갚지 않은 빚'을 받아낼 권리를 담보로 잡아 또다시 북한채권공사가 채권을 발행했으며, 만기까지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제로쿠폰채권으로 4억달러 규모가 재발행됐다. 여전히 북한은 이 국채에 대해서도 전혀 원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휴지조각인 이 북한 국채가 희한하게도 2009년부터 가격이 올라서 액면가의 15% 정도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는 것. 최근에는 대북제재가 심화되며 2015년부터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여전히 상당하다. 그 이유는 북한이 멸망한 뒤, 대한민국 정부가 옛 북한지역을 합병할 경우 과거 북한정부의 채무를 모두 승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붕괴조짐이 심화될수록, 위기가 고조될수록, 경제가 붕괴될수록 북한 국채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


통일 상황을 가정했을때, 통일한국이 책임져야할 북한 국채 규모는 정확한 집계도 안될 정도다. 북한은 지금까지 약 30여개국에 140억 달러를 빌린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이중 제대로 갚은 돈은 한푼도 없다. 1974년, 일본에 800억엔의 무역대금 중 100억엔만 내고 나머지 700억엔은 대금지불을 중단, 여전히 안갚고 있다. 2010년에는 체코에 진 빚 1000만달러 중 5%를 인삼으로 갚겠다며 나머지를 탕감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 아예 러시아의 경우엔 2011년, 북한이 구소련에 지고 있던 채무 110억달러 중 90%를 탕감해주고 나머지 10%는 20년 분할상환 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역시 갚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러다보니 북한은 대북제재를 하기 전에 이미 교역 기피국이 돼 있었다. 현재는 사실상 경제적으로 예속돼있는 중국과의 교역을 제외하고 모든 나라들, 기업들도 북한과 교역을 원치 않는다. 여전히 남은 채무 역시 북한정권 붕괴 후 한국정부가 갚아주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전에 동독이 붕괴됐을 시에 서독이 동독의 채무를 갚았던 과거 이력도 있기 때문에 통일한국이 처음 짊어져야할 경제적 난관이 바로 북한의 '채무'와 지금까지 무역 사기 등으로 '떼먹은 돈'일 것이란 분석까지 나올 지경이다.


<관련기사>
[대북제재의 이면]①붕괴 직전의 북한경제, 그런데 왜 '채권'은 인기일까?
[대북제재의 이면]②'고난의 행군' 이후 이미 바닥 친 북한경제, 제재효과 있을까?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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