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경찰 신분증 5년간 4000개…범죄 악용 우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최근 5년간 경찰이 분실한 경찰신분증이 4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경찰이 분실한 신분증은 4603개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2년 781개, 2013년 755개, 2014년 1067개, 2015년 1065개, 지난해 935개로 매해 900~1000개의 신분증이 사라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99개로 가장 많았고 경기(984개), 부산(372개), 인천(249개) 등 순이었다.

경찰이 신분증을 분실할 시 주로 ‘불문경고’의 처분이 이뤄지지만 경고의 유효기간이 1년에 불과하고 재분실 하더라도 별도의 처벌규정은 없다. 퇴직공무원 또한 퇴직 시 공무원증을 반납해야 하지만 반납하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 규정이 없어 미반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는 분실된 경찰 신분증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연쇄살인마 유영철은 과거 현직 경찰관으로부터 빼앗은 공무원증을 이용해 미성년자를 성폭행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찰을 사칭했다. 최근 5년간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로 적발된 사람도 141명에 이르고, 가짜 경찰 제복 및 장비를 사용하다 적발된 경우도 2년간 40명에 이르는 등 분실된 신분증의 악용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분실된 경찰공무원증이 범죄에 악용될 경우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공무원 복무규정에 공무원증 관리 의무를 부여하고, 반복적으로 분실하거나 분실한 공무원증이 범죄에 이용될 경우 중징계 하도록 하는 등 공무원증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