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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counter]"경주서 세계한글작가대회 한국문학으로 세계와 소통"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4초

손해일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

[Encounter]"경주서 세계한글작가대회 한국문학으로 세계와 소통" 7일 손해일 이사장이 서울 영등포구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사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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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한글의 우수성이야 이미 세계 언어학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다만 해외에서 한글이 어떻게 쓰이고 연구되는지, 또 문학작품으로 어떻게 출간됐는지 살펴봄으로써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한 발 더 다가가려 합니다."

손해일 국제펜(PEN)클럽한국본부 이사장(69)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문학은 세계화를 향한 징검다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제3회 세계한글작가대회' 준비에 한창인 그는 문학이야말로 전 인류의 마음을 아우르는 평화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 원로 시인이다.


전북 남원 출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을 졸업하고 1975년 3월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정년퇴직 때까지 30여년간 농민신문사 기자와 편집국장, 농협대학 교수, 농협지점장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쳤다. 그는 습작 활동도 병행해 1978년 '시문학'으로 등단하고 1991년 홍익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현대시인협회 명예이사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으며, 올해 3월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제35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국제펜클럽의 '펜(PEN)'은 시인(Poet), 에세이스트(Essayist), 소설가(Novelist)의 영문 이니셜을 뜻한다. 1921년 영국 소설가인 도슨 스콧 여사의 주도로 런던에서 창립됐으며 한국본부는 1954년 변영로 시인이 설립했다. 114개국에 145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1923년 제1회 런던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세계대회를 열고 있다.


손 이사장은 '세계로 도약하는 글로벌 한국본부를 만들겠다'는 이정표 하나를 붙들고 지난 5개월간 숨 가쁘게 달려왔다. 본부는 서울시 문학기행과 지난 7월 미국 서부펜지역위원회 주관 해변문학제에 이어 세계한글작가대회를 앞두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 및 경주 일대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국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문학행사다. 경주시와는 2012년 세계펜총회가 경주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꾸준히 인연을 맺고 있다. 그는 "경주는 신라의 본거지로서 역사성이나 문학성은 물론 문화유산 도시로서 국제적으로 여러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1회 '한글문학, 세계로 가다'와 2016년 2회 '한글, 문학을 노래하다'에 이어 올해는 '세계화시대 한글문학, 평화를 꿈꾸다'라는 주제로 논의를 펼친다.


총 17개국 63명이 발표와 토론에 참여하고, 국내외 문인과 경주시민 등 3000여명이 참가한다. 대회 기간 주요 프로그램으로 특별강연과 문학강연, 한국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네 가지 소주제로 구성한 주제1ㆍ2 발표, 참가자 시 낭송회, 한글문학축제, 문학기행 등이 마련된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해마다 거론되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신경림ㆍ유안진 시인, 45년 동안 한국어를 연구해 온 알브레히트 후베 독일 본대학 명예교수, 윤동주 시인의 묘소를 최초로 발견하는 등 평생 한국문학 연구에 몰두한 오무라 마스오 일본 와세다대학 명예교수 등이 주요 강연자로 나선다.


손 이사장은 "우리 문학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한국 유명 작가들의 번역 활동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 작가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그들의 작품을 보존하는 일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750만명 재외 동포들이 한글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게끔 언어를 보존하는 일은 한국펜의 역할이기도 하다. 실제 국제펜클럽 산하 언어보존위원회는 각 나라의 언어를 중시하고 보존하는 일을 장려하고 있다. 그는 "세계화시대 한글 역시 영어와 중국어에 편입될 가능성을 놓고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작가들이 작품을 영어로 쓰면 당연히 한글이 도태된다. 따라 한글로 먼저 쓰인 한국문학이 절실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세계한글작가대회 외에도 문학 번역인재 발굴, 한국펜번역원(가칭) 신설, 인터넷방송국을 통한 홍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한강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은 작품성과 더불어 우수한 번역 덕분이기도 하다"면서 "영어ㆍ불어ㆍ독어 권의 세계명작들을 우리가 즐겨 읽듯이 주제의 보편성이 있는 한글작품을 번역ㆍ소개함으로써 한국문학이 세계인과 소통하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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