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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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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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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북핵문제를 기반으로 한 한반도 위기상황은 한반도 주변만의 문제로 인식하기 쉽다. 남북한과 함께 한반도 주변 4개 열강들만의 지엽적 문제로 보기 쉽지만 시계열을 조금만 넓게 잡아본다면 한반도 문제는 전 세계 분쟁지역들의 움직임과 얽혀있다.

한반도는 오늘날 이른바 '신냉전'이라 불리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세계전략상 분쟁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신냉전 분쟁지역은 크게 3개의 축으로 나뉘는데, 북핵문제 해법을 놓고 다투고 있는 한반도와 함께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침략해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알 아사드 정권과 반군간 치열한 미·러 대리전이 치러지고 있는 시리아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 지역들은 오늘날 뿐만 아니라 100여년 전부터 끊임없이 국제분쟁이 치러졌던 곳들이자 열강들 입장에서는 하나의 세계전략 하에 놓인 장기말과 같은 지역들이다.


[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들어가는 가스관. 러시아가 서구권과 분쟁 중인 지역들은 구소련의 지배를 받았다는 특징과 함께 가스관이 지나가는 통로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사진=위키피디아)

원래 '신냉전'이란 용어가 처음 쓰이기 시작한 사건은 2012년 '동유럽 미사일방어체계(MD)' 문제부터였다. 구소련 붕괴 이후 혼란을 겪던 러시아는 21세기 들어 석유 및 천연가스 산업의 호황에 따라 경제력이 크게 성장하면서 동유럽 문제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유럽연합(EU)은 물론 나토(NATO)국가들과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발트 3국을 비롯해 구소련 국가들이 대거 나토에 가입하고 동유럽 일대에 러시아를 겨냥한 MD체계가 설치되면서 현실적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012년 5월에 열린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미국은 동유럽 MD의 작전통제권을 나토로 이전하기로 합의했고 나토 정상들은 이 계획이 러시아에 대항하거나 러시아의 전략적 억지력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에 크게 반발했다.


[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루마니아에 배치된 MD인 SM3 기지(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는 동유럽 MD에 대항해 전술미사일 이스칸데르를 나토국가들을 겨냥해 비치하겠다고 대응했다. 특히 나토의 중심국가인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500km 떨어진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를 배치하겠다고 하면서 사실상 신냉전체제가 시작됐다. 이미 발트3국을 비롯해 구소련 영향력에 놓인 국가들이 잇따라 나토에 가입하면서 위협을 느끼던 러시아는 본격적으로 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사진=위키피디아)


그 결과 빚어진 사태가 크림반도 전쟁이다. 러시아는 2014년 2월, 크림반도를 군사적으로 침략해 점령했다. 러시아는 군대주둔을 부인하며 침략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지만 크림반도 점령에 이어 러시아계가 많이 사는 우크라이나 동부일대에도 2014년 4월,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친러파가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으로 독립국가를 선포했으며, 러시아군이 주둔해 있다.


시리아 역시 미국과 러시아간 첨예한 대결 속에 알 아사드 정권과 시리아 반군간에 미국과 러시아를 대신한 대리전이 전개되고 있다. 2014년 4월부터 알 아사드 정권을 밀어내려는 500여 단체로 구성된 시리아 반군이 출범, 미국은 이 반군을 계속 지원했고 러시아는 알 아사드 정권의 수호를 돕고 있다. 이 지역의 혼란을 기반으로 일어난 국제적 테러단체 IS의 난립으로 전쟁은 이라크와 중동 전역으로 퍼져있는 상태다.


[한반도 삼국지]②신냉전 분쟁의 세 축 한반도·시리아·크림반도 지난 2016년 9월, 남중국해에서 합동 해군훈련을 실시 중인 러시아와 중국 해군 모습(사진=AP연합)


이 지역들과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냉전이 이어지면서 각 분쟁지역에서의 열강들의 움직임은 긴밀하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의 세력확대와 함께 남중국해 역시 새로운 신냉전 전선지구의 하나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9월,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남중국해에서 전례 없이 큰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미·중이 맞섰던 남중국해 대립구도가 점차 미·일 대 중·러의 진영 싸움으로 확대되면서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도 신냉전 전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한 것. 중국은 일본 뿐만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해양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새로운 신냉전 전선 구축의 중요한 세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반도와 시리아, 크림반도를 중요한 축으로 발트해 연안 공화국들과 남중국해, 중동 전역으로 신냉전 구도가 확대되면서 한반도 위기 문제는 점차 한반도와 주변 열강들만의 문제에서 전 세계의 문제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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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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