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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괌까지 겨냥한 北 미사일 발사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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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북한이 괌까지 사정권에 둔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자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외교적 해결을 기대하며 대화 신호를 보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로선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전면 재점검과 함께 북한과의 거친 힘겨루기가 불가피해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로서도 이번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만큼은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 비행거리가 약 2700㎞라고 발표했다. 북한과 괌 미군기지 사이의 거리는 3400㎞다. 북한은 이번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일본과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미국의 영토인 괌에 대한 미사일 공격도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다는 점을 과시한 셈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직접 도발에 나설 경우 유례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북ㆍ미 간 긴장 관계가 다소 누그러지자 미국 정부는 외교적 협상을 통한 북한 문제 타결에 중점을 두는 신호를 보냈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에도 지난 주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의 직접적인 도발 자제를 오히려 칭찬하며 "북한과 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이 같은 기대는 북한의 이번 도발로 일격을 당하고 무너진 셈이다. 북한은 향후 협상에서도 결코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정부가 이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한 셈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이 같은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반기를 든 것은 물론 다음 차례는 괌에 대한 미사일 발사라고 협박하는 마당에 무릎을 꿇는 굴욕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북ㆍ미 관계는 또다시 벼랑 끝 힘겨루기인 치킨게임 양상을 띨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한국과 일본 정부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의 기습 발사 의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향후 대북 기조 변화 여부를 판단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로버트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당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비행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군 당국은 추가 정보를 수집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어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북미 지역에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덧붙였을 뿐이다.


한편 CNN 방송도 '북한의 불길한 미사일 발사'로 북ㆍ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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