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대신증권은 29일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SCS(Samsung China Semiconductor) 법인 출자에 대해 장비 소재주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중국 시안의 SCS(Samsung China Semiconductor) 법인 출자에 대해 공시했다. 중장기 NAND Flash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증설 투자를 추진한다는 내용으로 향후 약 3년간 총 투자 금액은 70억 달러로 예상됐다. 그 중 23억 달러가 이날 경영위원회에서 승인됐다.
공시 내용이 중국 지역의 시설투자라는 점에서 한국-중국 관계 개선의 초석 신호 등 정치적 해석에 대한 가능성을 환기시켰으나 이번 공시는 지난 5월 29일 조회공시 요구(시안에 낸드 플래시 공장 증설 보도)에 대한 답변이다.
공시 내용의 70억 달러 시설투자를 3D-NAND 생산능력으로 환산하면 60K 내외로 추정됐다. 70억 달러(7.8조 원) 중에서 15~20%는 Shell 건설 공사 비용에 해당되고 나머지 금액은 반도체 장비 발주 용도인 것으로 전망됐다.
2013~15년 시안 1기 시설투자 기간에는 100억 달러 내외가 집행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시안 2기 부지 면적이 1 기 부지만큼 크고 중국 내 모바일용 3D-NAND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2기 시설투자에서 공시 내용(70억 달러) 이상의 금액을 집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시안 1기 및 평택 1기(1층) 장비 발주는 각각 2013년 4분기, 2016년 4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매년 11월 전후에 시설투자 계획을 수립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택 2층 NAND 장비 발주는 2017년 말에 시작되어 2018년에 전개되고, 시안 2기 NAND 장비 발주는 2018년 말에 시작돼 2019년에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됐다.
국내 화성, 평택에서 생산되는 3D-NAND는 주로 북미향 모바일 저장장치 및 기업용 SSD(Solid State Drive) 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시안에서 새롭게 생산되는 3D-NAND는 중국향 모바일 저장장치 수요에 주로 대응할 것으로 추정됐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의 eMMC(embedded Multi-Media Controller) 및 eMCP(embedded Multi Chip Packaging) 제품의 저장용량이 64GB 이상으로 고용량화돼 기존의 2D-NAND 대비 공간 집적화 측면에서 효율적인 3DNAND 탑재가 정당화되고 있다.
기존 모바일용 3D-NAND 시장이 초고용량(256GB, 128GB) 저장장치 수요를 대응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경우 64GB 용량에서 3D-NAND 구조가 채택된다는 것은 전체 시장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됐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전자의 투자가 장비/소재주에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삼성전자에는 중립적, SK하이닉스에는 부정적이나 주가 조정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장비/소재주에서는 대신증권의 커버리지 기업 중 테스(50%), 원익IPS(45%), 원익홀딩스(30%), 디엔에프(25%), 테라세미콘(20%)을 순서대로 추천했다. 이는 3D-NAND 매출 기여도 추정치를 근거로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3D-NAND 시설투자 의지를 재천명했다는 점이 유의미하다"면서 "DRAM 대비 3D-NAND에서 Q(생산량) 증가 속도가 연간 30% 이상으로 빠르고, 이러한 생산량 증가 흐름이 만약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P(가격) 하락을 상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3D-NAND 시장 전망만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생산능력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도시바 인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진 이후 3D-NAND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외부여건(DRAM 업황)이 시장 컨센서스 대비 호조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 조정은 단기에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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