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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집값]'뚝뚝'… 돈 빠지는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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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8·2 부동산 대책 20일만에 급매가 거래되기 시작했다. 아직은 집값이 더 빠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높은 탓에 사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집주인들의 집값 방어선은 차츰 무너지는 모양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급매 거래가 가격을 더 끌어내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요즘 서울집값]'뚝뚝'… 돈 빠지는 아파트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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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때 38억원까지 치솟던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6차 243㎡(전용)가 지난주 36억원에 거래됐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몸집이 큰 물건이지만 수 개월간 37억 중후반대 밑으로는 급매도 나오지 않던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하락폭이다. 일대 A공인 대표는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 물건을 서둘러 처리하려는 집주인들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며 "거래가 많은 중소형 물건은 물론 중대형도 내놓으려는 문의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 년간 강남 집값을 지탱하고 있던 재건축 대장주들도 변화가 감지된다. 8·2 대책 직전 15억7000만원 가까이 치솟던 잠실주공5단지 106㎡가 지난 10일 14억원에 팔렸다. 지난달 21일 거래된 후 20여일만에 1억7000만원이 빠진 셈으로 14억원 초반대의 급매는 대부분 새 주인을 찾았다.


현재 인근 중개업소는 13억원대 물건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이른바 '폭탄가' 급매를 막아서고 있지만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 재건축 심의까지 맞물려 있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의식한 물건이 나올 가능성은 높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란 조합이 개발사업을 통해 얻는 이익이 1인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절반을 세금으로 내는 제도로,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지난주 서울시 심의에서 초고층 재건축에 대해 사실상 최후 불가 통보를 받은 은마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13억4000만원을 찍은 95㎡가 이달 11일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역시 20여일만에 1억원이 빠진 것으로 이 물건은 8·2 대책 후 은마아파트에서 거래된 유일한 물건이기도 하다. 인근 B공인 대표는 "집주인들은 현재 집값 방어를 위해 무조건 버티겠다는 입장이지만 은마아파트의 경우 정부 대책과 서울시 규제 등 외부 불안 요소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1~2건의 거래가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초구 대표 아파트인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도 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대책 전 20억원을 찍으려던 래미안퍼스티지 84㎡는 7월말 최고가 19억9000만원에서 지난주 18억2500만원까지 주저 앉았고 반포자이는 16억4000만~17억8500만원의 거래가가 이달 7일 15억5500만원에 빠르게 거래됐다. 조망권과 층수 등의 변수가 감안된 거래지만 단순 가격으로는 한달새 2억원이 넘게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 의지가 명확해진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하향세를 예상하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부동산 가격이 또 오를 기미를 보이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반등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나섰다.


조민이 리얼투데이 팀장은 "정부의 대출 규제,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등 지금으로서는 강남권 집값을 받쳐줄 호재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계속되는 변수와 거래감소로 약보합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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