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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강수 전망 '절반 맞고, 절반 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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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전망은 흐름 살펴보는 것…단기예보보다 예측성 떨어질 수밖에

기상청 강수 전망 '절반 맞고, 절반 틀려'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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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올 여름에 비가 적게 온다더니 실제로는 비가 쏟아지네요."

서울에 사는 대학생 김모(27)씨는 이번 여름철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마른장마'를 걱정하던 때가 생각났다. 6월 초까지만 해도 전국 곳곳이 가뭄에 시달리던 시기였다. 김씨는 "비가 언제 오나 기다릴 정도라 일기예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예년보다 비가 적을 수도 있다던 기상청 예측이 빗나가서 다행일 정도"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난 6월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7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경기도, 강원도, 충북 등을 포함한 중부지방의 7월 강수량은 전망과 달리 평년보다 더 많았다. 서울의 경우 7월 강수량은 621㎜로 평년값인 394.7㎜를 훌쩍 뛰어넘었다. 충주에는 7월 한 달 동안 464.3㎜의 비가 내리며 평년(293.5㎜)보다 많은 비가 내렸고, 원주도 7월 강수량 505.6㎜를 기록하며 평년(242.8㎜)의 두 배를 넘겼다. 중부지방에 거주하는 경우엔 비가 너무 많이 왔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한 달 앞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건 급작스레 바뀐 대기 상황 때문이다. 기상청은 3개월 전망 발표 즈음인 6월 중순, 북태평양고기압이 상당히 남쪽에 위치해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쪽으로 올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6월 말까지는 이런 상황이 지속됐으나 7월 초 갑자기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장마전선이 북상하게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평양고기압이 스스로 확장한 것도 아니다. 중국 쪽에 계속 있던 기압능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남쪽에 있던 북태평양고기압과 합쳐졌다"고 설명했다.


합쳐진 고기압은 대부분 중부지방에 머물렀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쪽으로 수축하거나 북상할 때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중국 쪽에서 온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갈 수 없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에는 시간당 30~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반면 남부지방은 평년보다 비가 더 적게 내리면서 기상청의 전망이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한 달 동안 부산은 평년(316.9㎜)보다 더 적은 172.1㎜를, 목포는 평년(236.7㎜)과 비교했을 때 100㎜ 정도 적은 138.2㎜를 기록했다. 울산에는 평년(232.3㎜)의 절반도 안 되는 104.6㎜의 비가 내렸다. 부산에 사는 박모(32)씨는 "수도권에 비 온다는 소식은 많은데 이쪽에서는 이번 여름 빗소리 듣기가 힘들다"고 얘기했다.


3개월 전망은 며칠 앞을 내다보는 단기예보보다 예측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역학모델 결과와 통계 수치모델 결과 등을 합친 뒤 예보관의 경험을 녹여내 3개월 전망을 발표한다"며 "흐름을 살펴보는 것일 뿐 변수가 생겨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풍의 발생과 이동, 고기압의 확장, 방향의 바람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여름철 강수량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6월1일부터 지난 17일까지의 강수량은 중부지방 666.2㎜, 남부지방 377.2㎜, 제주도 321㎜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은 각각 중부지방 607㎜, 남부지방 575.7㎜, 제주도 642.7㎜다. 평년 기간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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