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기름값 13주 연속 하락하다
지난달 23일 이후 9일 연속 소폭 상승세
국제유가 상승 영향…"당분간 더 오를 것"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국내 여행길에 나선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기름값은 이와 역행하며 소폭 오르는 추세다. 국제유가가 다시 반등하면서 13주 연속 하락했던 주유소 기름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1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일 대비 0.22원 오른 ℓ당 1439.09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지난 4월 말 이후 13주 연속 하락해 ℓ당 1480원대에서 1430원대까지 하락해왔다. 상승 요인이 적어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지만 기름값은 최근 9일 연속 꾸준히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은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0.46달러(0.93%) 상승한 50.1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가 50달러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 5월24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이날 WTI는 월간 기준으로 9% 가량 오르면서 올 들어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9월물도 0.19% 오른 52.62달러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다.
국제유가가 오른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수출 제한 방침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소식이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에 경제제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급 감소를 기대하며 유가가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 분위기에 따라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계속 오를 전망이다. 원유 수출 축소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등 상승 요인이 남아있어서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출을 축소할 계획이며 나이지리아도 원유 생산량 상한 설정에 동의했다"며 "미국 원유와 휘발유 재고 감소로 국내 유가도 강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이번주 국내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으로 전주 대비 1.25원 오른 ℓ당 1439원을 예상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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