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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불쾌지수 高高③]비싼 항공티켓, '사기' 속출…바가지 숙박 여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4초

항공사 웹사이트 가장 온라인 예약피해 속출
'성수기 요금' 비용 추가 지출 요구 등 바가지 극성
여행객들에게 "부르는 게 값"…얄팍한 상술 판쳐


[휴가철 불쾌지수 高高③]비싼 항공티켓, '사기' 속출…바가지 숙박 여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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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유럽여행을 계획 중인 P씨는 최근 값싼 항공권을 구입하려다 낭패를 봤다. 비싼 항공료가 부담이 돼 인터넷에서 저렴한 티켓을 찾던 그는 한 웹사이트에서 다른 곳보다 30%나 저렴한 티켓을 발견하고선 환호했다. 즉시 그 자리에서 티켓 클릭 버튼을 눌렀다. 항공권을 구입한 지 일주일 후 좌석 배정을 하기위해 항공기 티켓 확인 코드를 살펴보고서야 사기를 당했단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여자친구와 최근 국내 작은 섬으로 여행을 다녀온 K씨는 생각지도 못한 숙박비용 과다 지출에 스트레스가 쌓인 채 집으로 돌아왔다. 숙박시설 관계자는 당초 예약을 걸었던 비용 이외에 '성수기' 요금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요구를 했다. 내지 않으면 방을 못준다는 횡포에 인근의 다른 숙박 시설도 예약이 모두 찬 상황이여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바가지 요금을 내야만 했다.

서해안으로 2박3일 휴가를 다녀온 B씨도 '바가지 요금'에 분통을 터뜨렸다. 친구들과 피서를 간 B씨는 해변 인근에서 숙박을 하기 위해 민박집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문의했는데 그야 말로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 정도 비용이면 호텔에서 숙박을 해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예약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비싼 돈을 들여 민박집에 묵었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집을 벗어나 휴양지에서 피서를 즐기려는 휴가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러나 숙박시설 관련 바가지 요금과 항공권 사기 피해가 잇따르면서 휴가를 즐기려는 이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휴가철 불쾌지수 高高③]비싼 항공티켓, '사기' 속출…바가지 숙박 여전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휴가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몰리자 사전 예약한 고객에게 '항공권이 없다'며 일방적 취소 통보를 한 후 같은 상품을 최대 2배 올린 가격으로 재판매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여행사들은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되자 항공사가 좌석을 회수하거나 항공권 가격을 올려서 상품을 팔 수 없었다며 책임을 떠넘겼다. 항공사 측은 여행사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예약자 이름을 넣지 못한 좌석을 회수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예약된 항공권의 가격을 인상하거나 취소해 차액을 남기는 여행사와 항공사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고 있다.


항공권은 '정가'가 없는 상품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구입시점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황금연휴라고 불리는 시기에는 적게는 1.5~2배, 많게는 4~5배까지 항공료와 숙박비가 치솟아 평범한 직장인이나 학생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바가지 요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수무책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사기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들을 노린 가짜 항공권 판매 웹사이트 사기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사기범들은 온라인 여행사로 사칭해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할인률을 제시하며 시세보다 현저히 값싼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한다. 특히 이들은 마감임박이라는 문구와 함께 고객들이 당장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구매 후 확인 코드를 담은 이메일까지 고객들에게 발송해 사기라는 점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휴가지 숙박시설의 바가지 요금도 문제다. 관계자들은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상적인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책정보다 '한철 횡포'에 가까운 가격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여름휴가를 맞아 전남 해남으로 2박3일 여행을 떠나기로 한 직장인 A씨는 "인터넷을 통해 펜션을 알아보다 비성수기보다 세배 가량 높게 책정된 숙박요금표를 보고 예약을 망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로 휴가를 다녀온 C씨는 어이없는 숙박가격에 휴가를 망쳤다. 그는 "평소 5만원에 불과한 해운대 근처 모텔 요금 가격이 최하 20만원이었다"며 "이건 비싼 정도가 아니라 횡포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년 외식비·숙박비 등 휴가관련 품목의 가격동향을 점검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없는 상황이다. 단속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만 얄팍한 상술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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