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렸다. 복지위는 이날 청문회 후 여야 간사간 협의를 통해 21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 초반부터 박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집중 공세에 나섰다. 이들은 박 후보자가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고,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가로챘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취업 특혜 의혹과 위장 전입 의혹 등에 대해 캐물었다.
국민의당 복지위 간사인 김광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자문 기관이었던 '심천회'를 거론하며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추천 과정은 모르고 평생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해왔다"며 "심천회 멤버이기 때문에 보은 인사라고 인식 할 수 있지만 심천회는 당시 문재인 후보 주변의 수많은 자문 그룹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자는 사회복지 전문가이다. 사회복지 정책 중 여성정책도 포함이 되는 것이냐"며 장관이 되면 청와대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해임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제 생각에는 한명의 사람을 쓰는 것은 특정한 부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을 보아야 한다"며 "신중하게 생각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박 후보자 배우자의 양평 땅에 대한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 무단 증축 등의 문제를 제기하자 박 후보자는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땅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다. 아내는 전업 작가로서 자신의 작업장을 갖는 것을 소원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불법 증축된 부분은 어제 다 철거했고 이를 양평 군청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후보자 본인의 위장전입도 논란이 되었다. 천정배 국민의당 의원은 "1988년도 시흥에 살았는데 부산으로 위장전입을 했다. 결혼 주례를 서준 분이 국회의원으로 출마 해서 투표하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것이 맞느냐"며 선거법 위반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이어 "(후보자가) 굉장히 실망스럽다. 답변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가 어린 시절(30살)이었고 어른(주례자)을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다. 송구하다"며 "제가 얼마나 철이 없었느냐면 선거인 명부가 완성되고 나서 주소를 옮겼다"고 해명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2016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640조원으로, 경제로만 보면 세계 11위의 대국이다. 그러나 공공사회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 그치고 있어 복지에 있어서는 뒤처진 국가"라며 "사회현상을 보면, 출산율은 OECD 최저인 반면,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은 최고 수준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제가 생각하는 복지는, 경제영역과 함께 우리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두 개의 중요한 축 중의 하나이다. 건전한 시장경제, 튼실한 사회안전망은 국가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근간"이라며 "미흡한 보건·복지제도를 제대로 구축해서 우리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근본을 닦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복지부의 주요 과제로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생애맞춤형 소득지원과 일자리 제공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위한 의료체계 개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 점차 축소 ▲저출산 극복을 위한 컨트롤타워 구축 ▲치매예방, 진단, 돌봄 전 과정 인프라와 서비스 제공 ▲공적연금 개선 등을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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