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연구소 설문…여성 사회활동 늘면서 경제력 갖춘 '어MONEY'가 짱
돈 버는 엄마들이 늘면서 일본의 가정내 권력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최근 일본에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아버지들의 용돈이 줄고 맞벌이하는 엄마들의 경제력이 상승하며 전통적 가부장제 문화가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광고 대행사 하쿠호도 산하 생활종합연구소가 지난 달 아버지의 날(매년 6월 둘째주 일요일)을 앞두고 초4~중2의 학생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부모 중 어머니를 더 존경한다"는 응답자는 68.1%로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답한 응답자(61.5%)보다 많았다.
하쿠호도 생활종합연구소는 1997년, 2007년에도 10년 주기로 비슷한 내용의 조사를 했으나 "어머니를 더 존경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았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7년 조사에서는 어머니를 더 존경하는 청소년은 54.8%, 아버지를 존경하는 청소년은 59.7%였다. 20년만에 "어머니를 존경한다"는 응답률이 13.3%포인트 상승한 반면 아버지는 1.8%포인트 상승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연구소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가 이같은 조사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총무성이 지난 4월 발표한 15~64세 일본 여성 취업률은 67%였다. 1980년경 일본은 약 3분의 2가 외벌이 가정이었지만 2010년대에는 3분의 2가 맞벌이 가정으로 역전됐다.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 식으니 특별한 날에 선물을 안겨드리는 이들도 줄었다. 일본생명보험이 지난 5월 남녀 7648명에게 설문한 결과 "아버지의 날에 선물을 주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2.7%로 2년 연속 과반수를 밑돌았다. 아버지의 날에 선물을 준다는 응답은 2013년 이후 5년 연속 하락세다.(2013년 58%→2017년 42.7%) 반면 어머니의 날 관련 설문조사에서 "어머니에게 선물을 준다"는 응답은 76.2%에 달했다.
한편 일본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엄마 파워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전미소매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지난해 어머니의 날(5월 두번째 일요일)에 207억달러(약23조4200억원)을 지출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날(6월 세번째 일요일)에는 140억달러(약 15조8000억원)을 지출했다. 엄마 선물로 1만원짜리를 샀다면 아빠 선물로는 6700원 짜리를 구입한 셈이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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