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수만대 휴대폰으로
좋아요·제품 인기도 조작
중국 이어 태국에서 적발
현지 판매 中제품 인기도 조작
"좋아요 순위, 믿을 수 없어"
SNS에서 특정 게시물이 지나치게 많은 '좋아요'를 받고, 공유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앱 다운로드 순위, 상품 관심도, 인기도 등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제시되는 경우도 있다. 순위조작이 의심되는 수준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의심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T전문매체 매셔블은 14일(현지시간) "태국의 허름한 자택에서 500대의 휴대폰과 35만대의 유심카드가 발견됐다. 수백, 수만대의 휴대폰으로 SNS나 온라인상에서 순위조작을 하는 '클릭팜(Click Farm)'이 태국 현지경찰에 의해 발각됐다"고 전했다. 9대의 컴퓨터와 21대의 심카드 리더기도 발견됐다.
클릭팜은 말 그대로 '클릭(Click)'을 생산하는 농장이다. 클릭팜은 몇 년 전부터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왔지만, 태국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셔블은 "클릭팜 문제가 이제 전세계적인 문제로 확산되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릭팜은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고 여론을 조작한다. 이번에 태국에서 적발된 클릭팜은 무허가 중국인 노동자 3명이 주택을 임대해 운영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태국 현지언론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한 중국업체는 이들 노동자에게 15만바트(약 500만원)를 주고 한 달간 특정 트래픽을 발생시키도록 했다. 주요 목적은 태국에서 판매될 중국제품의 인기도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태국의 소셜미디어와 메신저앱 위챗을 통해 페이지뷰를 올리고, '가짜 좋아요', '가짜 공유'를 생산했다.
태국의 휴대전화 요금이 낮은 이유도 이런 클릭팜 등장의 배경이 됐다. 체포된 중국인들은 현지에서 구금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으로 추방될 것으로 알려졌다.
매셔블은 "클릭팜은 처음 발견된 것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1만대의 휴대폰이 있는 초대형 클릭팜이 발견된 바 있다"면서 "온라인 세계의 불확실성이 가속화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회사나 제품을 확인할 때,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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