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대미특사와 만나 "적절한 조건 되면 평화 만들 의향있다"
맥매스터 "사드 절차상 논란 이해한다" 비용문제는 거론 안 해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만드는데 외교적으로 협조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쳤다. '적절한 조건이 되면'이라는 단서를 걸었지만,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평화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로 워싱턴DC를 방문한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은 압박과 제재 단계에 있지만, 어떤 조건이 되면 개입(engagement)해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를 언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과거 북한과의 대화와 포용에 방점을 뒀던 정파라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과 함께 긴밀한 협조로 북핵 문제를 푸는 결과를 만들길 기대한다"며 "튼튼한 동맹과 결속력, 국제공조를 통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6월 한미 정상회담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고, 북한 제재와 중국과의 협력관계, 한국사회의 문제,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활달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의 별도 면담에서 다뤄졌다. 홍 특사는 "비용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면서 "배치 과정에서 불거진 국내의 절차상 논란과 국회 논의의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접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맥매스터 보좌관이 배석했다. 이번 방미 특사단에는 민주당 황희 의원, 류진 풍산그룹 회장, 정해문 전 태국대사, 청와대 외교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선대위 안보상황단 부단장 등이 포함됐으며, 조구래 외교부 북미국장이 동행했다. 이날 홍 특사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미국의 한국 안보지원과 빠른 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감사하고 있다는 뜻도 전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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